내용요약 미세먼지 영향으로 관련 가전 매출 급증
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가전시장 ‘뉴 빅3’로 거듭날까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며 관련 가전 매출이 급증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큐브', LG전자 건조기 '트롬 건조기 듀얼인버터', LG전자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미세먼지가 불러온 ‘흙바람’이 가전업계에 커다란 ‘변화바람’으로 번지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1가구 1제품’ 수준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았고 세컨 가전에 가까웠던 건조기는 지난해 처음으로 세탁기 매출을 넘어섰다. 가전시장 ‘빅3’로 불리던 TV·냉장고·세탁기 대신 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가 ‘뉴 빅3’를 형성하며 빠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 미세먼지 극성에 관련 가전 매출 ‘UP’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마트에서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미세먼지 관련 가전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1월 기준 미세먼지 관련 3대 가전은 건조기(6위), 공기청정기(8위), 의류관리기(10위) 등 모두 매출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건조기는 이달 전체 가전 매출 6위에 올랐다. ‘뉴 빅3’ 가전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건조기는 지난해 가전 전체 매출 7위에 올라 처음으로 세탁기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2017년 매출 기준 8위에 머무르던 건조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15.6% 신장하며 7위로 한단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세탁기 매출은 소폭 줄며 7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공기청정기는 이달 전체 가전 매출 중 8위를 기록했다. 1월 기준으로 공기청정기가 매출 순위 10위 안에 진입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공기청정기는 지난 2016년 30위권 밖이었으나 2017년 11위, 2018년 9위로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뒤 올 1월에는 8위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의류관리기는 1월 가전 매출 10위에 올랐다. 지난해 1월 20위에서 1년 만에 10계단 상승했다. 옷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는 2017년까지 20위권 밖에 머물다가 지난해 18위에 올라 20위권에 처음 들어선 뒤 올 1월 10위권에 안착했다.

◆ ‘뉴 빅3’ 가전, 올해도 성장세 이어간다

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 등 3대 가전은 최근 3년간 비약적인 성장세를 거듭해왔다./그래픽=허지은 기자

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 등 3대 가전이 가전시장의 ‘뉴 빅3’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가전시장 빅3는 TV·냉장고·세탁기였는데 미세먼지 등 환경 요인이 중요해지면서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이와 관련된 가전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들 가전의 매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2016년 10만대 수준이던 건조기 시장은 올해 200만대로 약 20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시장 역시 올해 각각 300만대, 45만대로 전년대비 50%, 20% 커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미세먼지 상황이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됐다는 점도 매출 증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미세먼지(PM2.5,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은 147회로 이미 지난해 316회의 45% 수준에 달했다. 지난 12일부터는 서울 등 수도권에 사상 처음으로 사흘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는 등 대기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소비자들이 미세먼지 관련 제품들을 필수가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공기청정기는 방마다 1대씩 두는 추세에 건조기나 의류관리기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공기청정기, 필터 관리는 ‘필수’…환기와 병행해야 효과 좋아

미세먼지 잡는 가전을 장만했다면 이를 제대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 공기청정기 필터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하며 바람을 빨아들이는 ‘흡입구’와 내뿜는 ‘퇴출구’의 위치도 중요하다. 또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어도 환기와 병행하는 것이 실내 공기 청정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 필터는 내부 필터와 외부 필터로 나뉜다. 내부 필터 교체 주기는 보통 3개월에서 1년으로, 공기청정기 성능을 100% 활용하려면 제조사 정품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 출시되는 공기청정기 제품은 인공지능(AI)이 탑재돼 교체 주기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경우가 많아 편리하다.

공기청정기 외부 필터는 반영구 사용이 가능하지만 꼼꼼한 청소가 중요하다. 머리카락이나 먼지 뭉치가 묻어있는 상태로 공기청정 기능을 켜면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물티슈 등으로 가볍게 청소한 뒤 마른 걸레로 닦아 물기를 제거한 뒤 사용하면 된다.

공기청정기 ‘흡입구’와 ‘퇴출구’의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다시 내보내는 만큼 넉넉한 공간이 있어야 공기 대류 작용이 원활해져 더 높은 공기청정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흡입구가 벽이나 가구에 막히지 않도록 좌우 60cm, 벽과 25cm 이상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공기청정기를 두더라도 환기와 병행하는 것이 좋다.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청정기만돌릴 경우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어지럼증,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세먼지만 환경부에서는 하루 3~4차례 환기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도 환기를 하고 환기 후 공기청정기로 유입된 먼지를 거르는 것이 좋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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