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 100만명 육박
LG유플러스, 자사 IPTV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 서비스
넷플릭스 모바일앱 화면/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국내 통신사들이 날로 커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의 영향력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넷플릭스와 협업하지 않고는 IPTV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통신사마다 자사 OTT가 있어 넷플릭스와의 협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 수는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넷플릭스는 월 1만원대 이용료를 내면 드라마, 영화 등을 무제한으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OTT 서비스다. 

TV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으로 영상 플랫폼이 바뀌며 넷플릭스는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앱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6년 9월 8만명 수준이던 국내 이용자는 2017년 9월에는 32만명, 지난해 9월에는 90만명으로 성장했다. 이중 10~20대 비율이 40%에 달한다.

미국 시장 중심으로 성장했던 넷플릭스는 지난해 방영됐던 tvN ‘미스터 선샤인’과 최근 종영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한국 드라마 판권을 수백억원에 사들이며 한국 시장 잡기에도 열중이다.

특히 오는 25일 120억원을 들여 제작한 첫 한국 드라마 ‘킹덤’을 공개하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의 국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수록 통신사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IPTV업계는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자사 IPTV인 U+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 공급을 시작했으며 넷플릭스와 요금 결합상품도 출시했다.

이른바 '넷플릭스 전략'이 통했는지 서비스를 시작한 달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순증은 통신 3사 중 가장 두드러졌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11월 IPTV 가입자 순증은 4만2096명으로 지난해 1~11월 가운데 3월(4만9906명) 이후 월별 수치로는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KT와 SK브로드밴드 지난해 11월 가입자 순증 수치는 연중 최저치였다.

증권가에서도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협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IPTV를 통해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가입자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LG유플러스를 제외한 통신사들이 넷플릭스와 협업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미 통신사들이 자사 OTT를 고객들에게 제공 중이기 때문이다. IPTV 가입자 수 1위인 KT는 ‘올레tv 모바일’을 운영 중이며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자사 OTT '옥수수'(oksusu)와 지상파 3사 공동 출자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을 통합해 넷플릭스에 대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통신 사업자들은 넷플릭스에 맞서면서도 원활한 넷플릭스 서비스를 위해 판을 깔아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해외망 중 넷플릭스 등에 쓰이는 회선의 용량을 50Gbps에서 100Gbps로 2배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넷플릭스 사용자가 많아지며 화질 저하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게 넷플릭스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만큼의 영향력이 있다”며 “통신 사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사 OTT 사업을 넷플릭스만큼 키우거나 협업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미 몸집을 불린 넷플릭스를 따라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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