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시대]① 정몽구의 수소차 vs 머스크의 전기차...왕좌의 주인은?
[미래차 시대]① 정몽구의 수소차 vs 머스크의 전기차...왕좌의 주인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1.2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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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전기차 모두 전기를 원동력으로 사용

수소차 '주행거리'·전기차 '가격'에서 강점

"수소차와 전기차 공존할 수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모습. 연합뉴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모습. 연합뉴스

'궁극의 친환경 차'라고 불리는 수소전기자동차가 우리 생활을 바꿀 날이 머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울산을 찾아 '수소경제시대'를 선언했다.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과 연계해 대한민국을 수소경제 1등 국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수소경제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양새지만 아직 수소차를 필두로 한 수소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수소차와 수소가 그릴 우리의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100대를 실패해도 좋으니 세계 최고의 수소전기차를 만들어 달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수소전기차를 개발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1900년대 초, 마차를 밀어내고 도로를 점령한 내연기관 자동차의 '100년 아성'이 수소전기차와 전기차의 거센 도전에 흔들리고 있다. 지금이야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높은 가격과 충전의 어려움 등으로 수소전기차와 전기차가 밀리는 모양새지만 내연기관차가 마차를 도로 위에서 지우는데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던 것처럼 미래 자동차는 수소전기차와 전기차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와 테슬라의 전기차 모습. 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왼쪽)와 테슬라의 전기차 모습. 연합뉴스

◆수소차 vs 전기차, 공통점과 차이점은?

수소전기차(FCEV)와 전기차(EV) 모두 전기를 원동력으로 전기모터를 돌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면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차이점은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Fuel Cell)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반면 전기차는 리튬이온전지(2차전지)를 사용한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투입하면 전기와 물을 생성해 전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리튬이온전지는 외부에서 생성된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소와 산소가 백금 촉매를 거치며 만든 전기를 모아두는 그릇인 셈이다.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각각의 포인트에서 명확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먼저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가장 극명한 차이는 진입 장벽이다. 전기차는 부품 구조가 단순해 완성차 업체가 아니더라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전기차의 성능은 2차전지 업체가 공급하는 배터리가 좌우한다. 중국에서 단시간에 10개가 넘는 전기차 업체가 등장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반해 수소전기차는 높은 기술 장벽이 있다. 엔진은 사라졌지만 수소공급장치와 흡배기계열 부품이 필요하다. 결정적으로 수소전기차의 핵심인 연료전지 기술은 완성차 업체가 쥐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앞다퉈 수소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빠른 충전과 긴 주행거리를 강점으로 한다. 5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며 600km 이상 갈 수 있다. 전기차는 급속 충전할 경우 20분, 완속은 4~8시간 걸린다.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350km에 불과하다. 여기에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면 주행거리는 20~30% 줄어든다. 다만 주행거리는 리튬이온전지의 연구개발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

전기차는 인프라면에서 수소전기차보다 앞선다. 전기차가 이미 상용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충전소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또 집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최근에서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수소전기차는 연구용을 제외하고 국내 10여개에 불과한 상용 충전소 숫자에서 보듯 인프라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충전소 건립 비용 역시 30억원대로 비싸 수소전기차 보급의 발목을 잡고 있기도 하다. 전기차 충전소의 설치 비용은 1억원 정도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CES 2018'에서 수소전기차와 전기차의 공생을 역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웅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CES 2018'에서 수소전기차와 전기차의 공생을 역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자 장단점 있어 공존 가능성도 커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각축전에서 가격은 중요한 변수다. 차량 자체의 가격 뿐만 아니라 리튬이온 배터리의 중추인 백금 가격이 중요하다. 실제로 2005년 kWh당 1500달러 수준이던 리튬이온전지 가격은 2014년 300달러, 2020년에는 1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튬이온전지 가격 하락은 곧 더 싼 전기차를 의미한다. 이 기간 백금의 가격 역시 하락했다.

내연기관차보다는 비싸지만 전기차는 수소전기차보다 훨씬 저렴하다. 순수 전기차인 테슬라의 모델3의 경우 3만5000달러(약 4000만원) 정도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6890만원이다. 정부의 보조금을 받더라도 4600만원대다. 4000만원이 채 안 되는 전기차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전기차 역시 정부 보조금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격차는 더 커진다. 모델3이 국내에 시판된다면 정부 보조금을 더해 2700만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

유지비에서도 전기차가 앞선다. 모델3는 km당 25원(급속충전 기준)이며 충전 가능하지만 넥쏘는 70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전기차는 심야나 완속 충전으로 비용을 아낄 여지도 있다. 수소차는 다르다. 석유화학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석유화학단지에서 부가적으로 생산된 수소는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지만 운반비와 충전 및 보관 시설에 따라 kg당 3000~8000원 사이의 가격에서 거래된다.

출력 면에서도 전기차가 월등히 좋다. 모델3의 경우 최대출력이 204마력으로 시속 200km로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수소전기차는 수소탱크를 배치해야 해 내부 공간이 좁은데다 출력도 낮다. 넥쏘의 경우 최대출력은 154마력으로 디젤 승용차와 유사하다.

가격에서 우위를 점한 전기차가 미래차 대전에서 승리할까. 현 시점에서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모두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미래의 주력 차가 어떤 것이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대신 디젤과 가솔린의 공존처럼 수소전기차와 전기차가 공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연구개발본부장)은 지난해 열린 'CES 2018' 공식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이분법적 선택의 문제로 보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수소전기차와 전기차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전기차는 주행거리에 한계가 있어 단거리용으로, 수소차는 장거리용으로 무겁고 큰 차를 위주로하면 서로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에 대해 양 부회장은 "예전보다 40~50% 내려갔고, 앞으로 물량이 더 많아지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더 내려갈 것"이라며 "물량만 늘어나면 보조금 없이 하이브리드 수준까지 인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