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가 전략', 실적 부진 주요 원인 지목
애플, 저가 라인 강화 움직임
아이폰SE/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애플이 4인치대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SE'에 대한 재고털이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고가 전략’이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저가 라인인 아이폰SE 재고를 소진하고 새 시리즈를 출시할 것이라는 의견이 시장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애플 온라인 클리어런스(Clearance·재고 판매) 스토어에서 아이폰SE 판매를 재개했다.

아이폰SE는 애플이 2016년 출시한 모델로 ‘애플의 마지막 4인치 스마트폰’이라 불렸던 저가 스마트폰이다. 기존 제품 소진 후 신제품을 내놓았던 애플의 전례를 볼 때 이번 재고털이 또한 아이폰SE2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200만원짜리 스마트폰 내놓은 애플…결과는 ‘실적 부진’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던 애플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애플은 지난 2일 지난해 4분기 매출 예상치를 840억달러(약 94조원)로 직전 예상치보다 5∼9% 낮춘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2017년 4분기 매출은 882억9300만달러(99조1089억원)였다.

이어 올해 1분기 아이폰 신제품 3종(XS맥스, XS, XR)의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10%가량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애플의 아이폰 생산량 감축 소식은 2개월 사이 두 번째다.

애플의 지난해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배터리 교체 가격 인하로 인한 손해,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중국 판매 부진 등 다양한 요인이 언급됐지만 고가 전략이 치명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가장 최근 출시한 제품인 '아이폰XS' 시리즈는 혁신은 없는데 가격만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이폰XS 국내 출고가는 △64GB 136만4000원 △256GB 156만2000원 △512GB 181만5000원이다. 가장 비쌌던 아이폰XS 맥스 512GB는 196만9000원으로 무려 200만원에 달했다.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128GB 출고가가 109만4500원, 512GB 모델 135만3000원과 비교해도 차이가 뚜렷하다.

팀 쿡 애플 CEO 미중 무역 갈등으로 판매가 저조했던 중국뿐 아니라 일부 선진국 시장에서도 아이폰 신제품 교체가 기대만큼의 성적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 아이폰SE 만지작…스펙 어떻길래

애플이 다시 만지작거리는 아이폰SE는 작은 폼팩터와 스티브 잡스 시절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마니아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다른 아이폰 모델보다 저렴해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외신에서도 애플이 저가 라인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의 IT 매체 맥월드는 지난 11일 “아이폰SE 2가 올해 봄에 출시될 것”이라며 제품의 사양, 디자인, 출고 시기를 보도한 바 있다.

아이폰SE2는 저장공간 32GB 또는 128GB에 램 2GB, 배터리 용량은 1700mAh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 시리즈에 처음 적용된 페이스ID 등의 생체 인식과 애니모지 기술도 적용될 전망이다.

또 노치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노치는 액정 상단 중앙에 돌출된 검정색 바(Bar)로 얼굴인식 센서와 전면 카메라가 담겨있다.

위기에 몰린 애플이 저가 신제품을 내세워 실적 부진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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