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바 행정처분 중지명령...증선위 불복해도 실효성 없을 듯
법원, 삼바 행정처분 중지명령...증선위 불복해도 실효성 없을 듯
  • 양인정 기자
  • 승인 2019.01.23 16:58
  • 수정 2019-01-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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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증선위 백기사' 자처 논란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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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양인정 기자] 행정법원이 삼성바이오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행정처분을 잠정적으로 중지한 가운데, 증선위가 즉각 불복의 의사표시를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조계는 증선위의 불복절차가 큰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관련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은 번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행정법원이 증선위의 즉시항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이다. 

증선위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재조치 집행정지가 인용된 것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살피고 즉시항고 등의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와는 별도로 본안소송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증선위가 즉시항고를 하면 고등법원이 집행정지 효력에 대해 다시 재판한다. 

법조계는 증선위의 즉시항고의 인용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법원이 이미 이익형량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했다는 것이다. 

이익형량은 어떤 사건에서 분쟁 당사자가 가지고 있는 이익을 비교해 어느 하나의 이익이 다른 이익보다 중요한지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김계리 변호사(법무법인 케이파트너스)는 “증선위가 즉시항고를 할 경우 고등법원에서서는 증선위의 항고를 받아들였을 때의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비교하게 된다”며 “증선위가 내린 처분은 언제 집행을 하더라도 급박할 게 없는 반면, 삼성바이오에 제재가 가해지면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손해 등 경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즉시항고의 인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행정법원은 증선위의 삼성바이오에 대한 처분에 대해 "증선위의 처분으로 인해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 대해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제재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어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취지로 재무제표를 수정해 공시할 경우 본격적인 행정소송에서 판단을 받기도 전에 4조원이 넘는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부패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혀 기업 이미지와 신용·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 대체 전문경영인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대표이사 해임이 이뤄질 경우 심각한 경영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재무제표 재작성 역시 기존의 회계정보를 신뢰하고 삼성바이오와 이해관계를 맺은 주주와 채권자, 고객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대여금을 회수, 또는 거래를 단절할 우려가 있고, 그로 인해 삼성바이오는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입을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 등”을 결정의 근거로 밝혔다. 

법원이 좀처럼 집행정지를 받아들이지 않는 관행에 비춰보더라도 이번 삼성바이오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은 다툴만한 이유가 있어 번복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대법원 사법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행정소송에서 원고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경우는 14.2%다. 민원인의 무리가 요구가 원고 기각판결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 법원의 이런 관행을 감안하면 법조계는 이번 삼성바이오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은 향후 본격적인 소송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증선위 백기사 금감원 자처...삼성바이오 운명은

법조계는 향후 행정소송에서 삼성바이오에 대한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회계적 판단이 중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도 전날 집행정지 결정문에서 이 부분을 본격 쟁점화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삼바의 회계 처리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조차 처음에는 삼바의 회계처리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며 “서울대 회계학연구센터 교수들과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다수의 전문가가 삼바의 회계처리가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증선위는 금융감독원의 지원을 통해 소송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이 증선위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의 고의 입증에 큰 조력을 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국제회계 기준인 K-IFRS을 해석을 두고 회계전문가들이 행정소송에 대거 투입할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봤다. 

법원이 삼성바이오의 시장가치 평가가 회계기준에 부합한 것으로 판단할 경우 미전실과의 교감은 경영전략적 행위로 평가되고 증선위 중징계는 직권 취소된다.

법조계 한 변호사는 “향후 삼성바이오의 행정소송이 회계적 기준에 대한 해석을 다투는 만큼 삼성바이오측이 회계전문가의 의견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회계전문가가 감정인으로 출석해 진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