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스카이 캐슬',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JTBC 금토극 'SKY 캐슬' (이하 스카이 캐슬), tvN 토일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하 알함브라)의 공통점은 '화제작'이라는 점이다. 두 작품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SKY 캐슬'은 대본 유출 논란에도 비지상파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화제작 이상의 성과를 냈다. 그러나 기분 좋은 성과와 달리 과한 간접광고(PPL)가 아쉬움을 남겼다. 눈썰미가 좋은 시청자라면 등장하는 장면이 광고성인지 아닌지 단번에 알아챈다.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도 있지만, 어떤 장면은 과도한 노출로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실제 언론진흥재단 조사를 보면 시청자 절반 이상이 PPL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JTBC '스카이 캐슬'

■광고주 웃게 한 '스카이 캐슬' 
'스카이 캐슬'은 대본 유출 논란이 무색할 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8회 시청률이 22.3%로 역대 비지상파 프로그램 1위 기염을 토하는 등 유례없는 성적을 내고 있다. 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도 6주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스카이 캐슬'은 후반부로 갈수록 노골적인 PPL을 넣어 아쉬운 소리를 들었다. 가장 논란이 된 건 15화 속 염정아(한서진 역)가 '본죽'에서 다른 학부모들과 모임을 갖는 장면이다. 상위 0.1% 엄마들이 본죽에서 오찬을 즐긴다는 설정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외에도 '네스프레소 버츄오', '홍삼 아이패스H'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등이 캐슬 입주민 애정템으로 대놓고 등장해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그러나 협찬사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기 작품 덕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방송에 등장한 도서 '이기적 유전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방송 이후 한 달간 각각 10%, 100%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식기 브랜드 포트메리온은 방송에 노출된 장면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입소문 효과를 즐겼다. 상류층에서 쓴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얻으며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했다.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송재정 작가도 만족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속 PPL
지난 20일 '알함브라' 역시 증강현실(AR) 게임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사용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현빈, 박신혜 등 톱스타들이 출연하면서 고정적인 팬층을 이끌었다. 다만, 여기도 PPL이 문제였다. '알함브라'는 방송 내내 게임 속 생명수로 등장한 '토레타'와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간접광고가 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빈이 차고 있는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 출연자들이 타고 다니는 승용차 브랜드 역시 대놓고 전면에 노출돼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샀다. 이러한 의견에 작가는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송재정 작가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PPL 방향성을 개척했다고 생각한다. 광고 회사에서는 성공적인 PPL 사례로 쓰이고 있다더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후 방송된 최종회에서도 마지막에 걸 맞는 내용보다 PPL과 회상신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PPL에 대한 시청자들의 실제 생각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방송 중 등장하는 PPL에 거부감을 느낀다. 지난 2016년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성인 남녀 10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열에 아홉은 방송 중 등장하는 PPL을 가끔씩 인지한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라도 간접광고인지 아닌지 알아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느끼는 거부감은 절반 이상. 전체 응답자 중 55%가 '매우 거부', '약간 거부'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유는 몰입에 방해된다는 설명이다. 송혜교, 송중기 같은 대스타가 나와도 이는 똑같다. PPL 1~2개 정도는 봐줄 수 있으나 그 이상이 나오면 작품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진다.
물론 제작비 충당을 위해서는 간접광고가 필수 불가결 조건이다. 보통 드라마 한 편을 찍을 때 제작진은 제작비의 60~70%를 방송사에서 받고, 약 30%를 PPL로 충당한다. 이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이느냐가 관건이다. 개연성과 동떨어지게 상품을 부각시키거나 반복 노출하면 시청 흐름에 방해만 될 뿐이다. PPL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콘텐츠 품질 향상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앞으로도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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