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몽구-최태원-이명희-구본무 등 주요 총수 주식자산 증가

신동빈 롯데 회장, 유일하게 주식자산 감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자산이 1년 사이 주요 1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이 늘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국내 10대그룹 총수들의 상장주식 가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조원 넘게 늘었다. 주식 가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총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1조50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

◆이건희 회장 1조5000억 증가, 주식부호 1위

27일 재벌닷컴은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대 그룹 총수의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를 집계한 결과 지난 24일 현재 모두 30조1747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27조8702억원보다 2조3045억원(8.3%) 늘어난 수준이다.

주식부호 1위는 이건희 회장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비롯해 계열사 주가 상승에 힘입어 15조1921억원의 주식가치를 보유했다. 이는 지난해 말 13조6289억원보다 1조5632억원(11.5%)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3만8700원에서 24일 종가 기준 4만3050원으로 11.2% 올랐다. 또 같은 기간 삼성생명 주가는 8만1600원에서 9만1500원으로 12.1% 상승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현대차그룹과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 주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말 3조6764억원에서 4조1067억원으로 4303억원(11.7%) 늘어난 주식 가치를 보유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0대 주요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1년 사이 주식자산이 감소했다. 연합뉴스

◆신동빈 회장, 주요 총수 중 유일 주식자산 하락

최근 타계한 고 구본무 회장에게 주식을 대거 증여 받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주식 가치는 지난해 말 1조8091억원에 1조9489억원으로 1398억원(7.7%) 늘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주식자산은 1조4540억원에서 1조5233억원으로 693억원(4.8%) 증가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역시 계열사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으로 1조3864억원이던 주식가치가 1조4543억원으로 678억원(4.9%) 늘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주식자산 역시 지난해 화학업종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한화 주가가 반등하며 5536억원에서 6049억원으로 513억원(9.3%) 증가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주식자산도 모두 늘었다. 5523억원이던 허 회장의 주식자산은 1년 사이 5840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최 회장의 주식자산 또한 3조3760억원에서 3조3954억원으로 증가했다. 박 회장 또한 1507억원에서 1534억원으로 주식자산이 늘었다.

10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주식자산이 줄어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식자산은 지난해 1조2828억원에서 1조2117억원으로 711억원(5.5%) 줄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보유 중인 두산 주식 100%를 자금차입 등 이유로 금융권에 담보로 맡겼다. 연합뉴스

◆주식가치도 늘고 빚도 늘고, 빛 좋은 개살구?

주요 기업 총수들의 주식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동시에 총수들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의 30% 가량이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은 6일 자산 5조 이상 6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 지분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2개 그룹 총수가 본인 명의 주식을 개인 대출이나 계열사 자금 차입 등을 위해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기고 있었다.

총수 22명의 주식 담보 비율은 29.6%로 집계됐다. 보유주식 2억6855만3697주 중 7953만5738주가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 담보로 잡혀 있는 셈이다.

담보 비율이 가장 높은 총수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본인 명의 두산 주식 133만7013주를 채무변제를 위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4개 금융기관에 모두 담보로 맡겨 담보비율이 100%였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 중 69.2%인 141만751주를, 김승연 회장은 보유 한화 주식 55.4%인 940만주를 자금차입 등 목적으로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겼다.

구광모 회장은 선친 구본무 회장이 물려준 주식의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한 LG 주식의 49.9%를 용산세무서 등에 담보로 내놨다.

정몽준 이사장(48.6%), 김준기 DB그룹 회장(44.5%),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43.3%),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39.4%), 이우현 OCI 대표이사(36.7%),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36.3%), 최태원 회장(33.1%) 등도 보유주식의 30% 이상을 담보로 맡겼다.

반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보유주식 중 1.1%만 담보로 맡겨 조사 대상 중 주식담보 비율이 가장 낮았다. 또 허창수 회장(2.7%),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9.5%)도 주식 담보 비율이 10%를 넘지 않았다.

주식 담보 대출은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상태로 재산권만 담보로 하며 특별한 위법행위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의결권 행사에도 제약이 없다. 때문에 대주주들이 자금 확보 경로로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내려가면 채권자가 반대매매에 나서 주가가 계속 하락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위험이 있다. 아울러 대주주의 대출 사유가 불분명할 경우 재정상태 불안정으로 인식돼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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