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진라면' 11년째 가격 그대로...정규직 전환, 정직한 상속세 납부 등으로 '갓뚜기' 명성
농심 '신라면'과 오뚜기 '진라면'. /농심·오뚜기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라면 시장 절대 강자이자 농심의 베스트셀러 브랜드 ‘신라면’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점유율 하락과 함께 오뚜기 ‘진라면’에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의 이미지와 가격 경쟁력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지적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농심 ‘신라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6.2%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오뚜기 ‘진라면’은 13.5%로 2위를 차지했다.

2009년 봉지 라면 기준 ‘신라면’의 점유율은 25.6%로 ‘진라면’(5.3%)과 20%포인트 넘게 차이났다.

불과 3년 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두 브랜드(신라면 18.4%,  진라면 9.7%)의 점유율은 8.7%포인트 차이였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격차가 거의 없는 셈이다.

농심 신라면의 왕좌가 위협받은 까닭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경쟁력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신라면은 소매점 기준 진라면보다 봉지당 약 19%(약 110원)나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진라면을 100원 인상한 뒤 11째 모든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대부분 식품기업들을 출고가를 올렸을 때도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조정하지 않았다.

농심은 지난해 새우깡 등 스낵류 브랜드 19개의 출고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연합뉴스

◆‘가격인상 논란’ 농심, 라면 매출 감소 보전하려고?…흔들리는 아성

오뚜기와 달리 농심은 지난해 11월 새우깡과 양파링 등 스낵류 전체 23개 브랜드 중 19개 출고가를 평균 6.7% 인상했다. 이에 소비자단체들은 라면 매출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과자 가격을 올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당시 “농심의 올해 3분기 라면 시장 점유율은 2014년보다 7.3%p 떨어졌다”면서 “이 하락분인 약 1500억원을 이번 스낵 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실제 농림출산식품부가 발표를 보면 2016년 농심은 라면 가격을 5.5% 인상했지만, 매출액은 2조2170억원에서 2017년 2조2083억원으로 오히려 0.4% 하락했다.

또한 식품산업통계정보(FIS)가 발표한 농심의 지난해 3분기 라면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52.5%로 2015년(59.4%)보다 6.9%p 하락했다.

함연지 씨는 아버지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함연지 씨 인스타그램

◆오뚜기, ‘갓뚜기’ 이미지로 라면 시장서 농심 맹추격

반면 오뚜기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2009년 10.5%에서 2013년 15%를 기록, 3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이후 2014년 18%, 2015년 20.4%, 2016년 23.1%, 2017년 25.4%, 지난해 25.9%를 달성하며 3위와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렸다.

일각에서는 오뚜기의 긍정적 기업 이미지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오뚜기는 지난 2015년 마트 시식 판촉사원 1800여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해 ‘착한기업’, ‘갓뚜기’ 등의 별칭을 얻었다.

기업의 오너인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편법 없이 정직하게 상속세를 내 재계 안팎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함 회장은 2016년 아버진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별세 이후 지분 46만5543주, 약 3500억원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는 약 1500억원을 5년간 정직하게 분납하겠다고 밝혀 ‘갓뚜기’의 명성을 이어갔다.

함 명회예장 역시 2015년 11월 밀알복지재단에 오뚜기 3만주, 약 300억원대 주식을 기부하고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또 별세 사흘 전인 2016년 9월 9월 10만5000주, 약 1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오뚜기재단에 기부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을 받았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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