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SKY 캐슬'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블랙코미디'와 '스릴러'의 조합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장르다. 다 세어도 몇 작품 되지 않는 속에 JTBC 금토극 'SKY(스카이) 캐슬'(연출 조현탁, 극본 유현미)이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에 간간이 블랙코디미를 섞어 두 가지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 것. 비지상파 1위를 기록할 정도의 인기는 곧 국내에서도 블랙코미디 스릴러가 통했음을 방증한다. 'SKY 캐슬'을 시작으로 국내 드라마계에 복합 장르물의 새 바람이 불지 관심이 모아진다.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SKY 캐슬'
지난 19일 방송된 18회 시청률 22.3%(닐슨코리아)로 tvN '도깨비(20.5%)' 기록을 깬 'SKY 캐슬'이 19회에는 이보다 더 높은 23.2%를 찍으며 JTBC 드라마 역사상 한 획을 그었다. 넘쳐나는 드라마 홍수 속에 보기 힘든 인기다. 유명 톱스타를 내세운 것도 아니고, 입시 소재의 스릴러라는 장르가 주는 믿음이 낮았음에도 종영을 1회 앞둔 현재는 극 초반과 정반대되는 분위기다. 'SKY 캐슬'을 보지 않으면 그 누구와의 대화에도 섞이지 못하는 이른바 '아싸(아웃사이더)'가 되고 만다. 이러한 높은 화제성과 인기는 결국 블랙코미디 스릴러가 통했다고 볼 수 있다. 'SKY 캐슬'은 사교육을 풍자하는 웃음에서 입시로 인한 사건, 사고로 이어지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방송 하나로 두 가지의 재미를 선사한 것. "우리 세리는 MD야!"라고 외치며 난투극을 벌이는 김병철의 모습에서 진한 블랙코미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김혜나(김보라)의 추락 등 입시를 둘러싼 사건으로 공포감을 형성하기도 했다. 결국 'SKY 캐슬'은 추리와 함께 서스펜스의 재미를 선사하며 '블랙코미디+스릴러'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갔다.
 

'살인소설' 스틸컷

-영화에서도 사용되는 신박한 '블랙코미디 스릴러'
OCN 드라마 '블랙'을 예로 들 수도 있지만, 블랙코미디와 스릴러의 조합은 영화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됐다. '조용한 가족', '살인소설' 등이 이 장르를 선택한 영화들이다. 특히 '살인소설'은 제목, 부제, 영화 홍보 등에서 스릴러를 강조했으나, 대다수의 관객은 블랙코미디의 느낌을 많이 받았다는 리뷰를 남겼다. 지방선거 시장 후보로 지명되며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은 주인공이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려지는 긴박한 순간들이 스릴러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곤란한 상황에서 나오는 적나라한 인간의 모습은 마치 코미디를 보는 듯 웃음을 자아냈다. "서스펜스로 시작해 블랙코미디로 전개, 스릴러로 끝내고 싶었다"라는 김진묵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재미를 선사하며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영화에서도 블랙코미디와 스릴러는 함께 그려지는 경우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너무 무겁기보단 유쾌한 풍자로 웃음을 자아내 보는 재미를 더하려는 목표다. 관객수가 많지 않더라도 새로운 도전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ABC '위기의 주부들' 공식 웹사이트

-해외에서는 이미 잘 통하는 장르
블랙코미디와 스릴러의 합작은 국내에선 다소 어색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두 가지를 버무린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 '나를 찾아줘', '겟아웃', '서러브레드' 등 영화는 물론이고, 미드 '킬링이브', '브레이킹 배드', '위기의 주부들' 등 드라마로도 다양하게 활용됐다. 자극적인 사건과 중간중간 가미된 코미디물이 해외에서는 잘 통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드 '위기의 주부들'은 지난 2004년부터 2012년 시즌 8까지 이어질 정도로 엄청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러 찾아보는 애청자들이 있을 정도다. 미국 중산층 여인들의 일상과 일탈, 살인사건이라는 미스터리한 스토리에 블랙코미디의 유머로 국내 드라마와는 차별적인 재미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로맨스, 액션, 판타지는 이젠 너무 따분한 소재가 됐다. 시청자들도 손쉽게 해외 드라마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이 시점에 'SKY 캐슬'은 새로운 장르물의 시작을 알린 셈이 됐다. 이를 필두로 국내에서도 '블랙코미디 스릴러' 장르가 활발히 사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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