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김포공항점.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을 앞두고 화장품·면세점·여행 등 중국 소비주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세가 두드러진 데다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시행에도 춘절을 앞두고 보따리상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올들어 춘절 관련주 흐름은 완만한 우향 상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고려해야겠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면세점주인 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각각 7만6600원, 3만250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는 지난 1월 2일보다 각각 4.8%, 8.0% 상승했다. LG생활건강 또한 같은 기간 11.1% 올라 이날 12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나투어 역시 이날 7만1600원에 마감, 연초 대비 3.5% 상승했다. 

◆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중국 소비주 상승

중국 소비주는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와 더불어 춘절 효과 기대감에 상승세를 탔다. 중국 춘절 연휴는 다음달 4일부터 10일까지다. 특히 한국의 설날 연휴처럼 긴 연휴를 이용해 이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들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중국여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춘절 기간 해외여행객은 650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700만명 이상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한령(限韓令) 완화에 따라 춘절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41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2% 늘었다. 같은 기간 관광목적의 중국인 입국자 또한 1년 전 대비 32.2% 증가한 34만5000명을 기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관련 규제가 춘절을 전후로 사실상 전면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경기 둔화로 아웃바운드(outbound) 수요가 위축되더라도 올해 중국인 방한객이 지난해보다 36%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일본의 인플루엔자 유행에 따라 춘절 기간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단체관광객 또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어 지난해 춘절 시기보다 분위기가 많이 나아졌다”며 “중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인 일본에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서 일본 대신 한국행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개점 전 줄 서있는 외국인들. /사진=연합뉴스

◆ 춘절 앞두고 보따리상 수요 증가

특히 면세점·화장품 기업의 경우 중국이 지난 1일부터 ‘전자상거래법’을 실시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보따리상이 춘절 선물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면세점으로 몰리면서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실제 1월 셋째 주까지 주요 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가량 늘어났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면세점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면세점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는데 안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또한 “전자상거래법에도 춘절과 발렌타인데이 수요로 보따리상의 매출이 증가했다”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따이공 매출 유지로 단기적으로 면세점주 주가 회복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춘절 이후 소비주의 업황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면세점·화장품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보따리상에만 의존해선 실적 개선세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특히 중국 경기 둔화에 따라 여행 수요가 감소하면 소비주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 면세점은 춘절 효과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춘절 이후의 수요가 올 2분기 서울 시내 면세점 공급 확대를 상쇄할 수준인지에 대해선 불확실하다”며 “지난해부터 중국 경기 및 여행 관련 지표가 약세로 돌아선 만큼 올해 면세점 산업 성장률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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