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의 대물림'은 현실
10명중 6명, 상속-증여받아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 /사진=JTBC 'SKY 캐슬'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는 JTBC금토극 ‘SKY캐슬’의 인기가 연일 뜨겁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산다는 SKY캐슬 부자들의 극중 모습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부자의 소비형태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다.  우리나라 부자들의 실질적인 자산 형태와 소비 생활은 어떨까.

최근 하나금융연구소는 ‘한국 부자들의 자산관리 방식 및 라이프스타일(2019 Korean Wealth Report)’이란 보고서를 발표, 'SKY캐슬'류 부자들의 생활상 일면을 읽게 했다.  2018년 10월부터 약 2개월에 걸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하나은행 PB 서비스 이용 고객 922명을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의 투자와 소비, 라이프스타일, 인식 등을 보여준 것.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한 부자들이 보유한 총자산은 평균 약 133억4000만원으로 가구 연간 평균소득은 약 4억5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총자산 1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의 비율은 42.1%로 집계됐다.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전체 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3.1%다. 반면, 지난해 12월 발표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평균 자산은 4억1000만원으로, 이 중 거주주택 부동산이 포함된 실물자산의 비중은 74.7%로 나타났다.

총자산 규모별 부동산 비중과 보유 부동산 포트폴리오 구성. /자료=하나금융연구소

부자들의 보유 부동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살펴보면 상업용부동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 거주목적주택, 투자목적주택, 토지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자산 100억원 이상인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55.1%로, 다른 총자산 구간 부자들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금융자산 규모별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구성과 연령별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자료=하나금융연구소

또 부자들의 평균적인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일반적인 가계에 비해 현금 및 예금성 자산 등 안정성 자산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고 주식 펀드 신탁 등 투자금융상품의 비중은 높다. 이는 부자일수록 안정성 자산을 일정 이상 보유하고도 풍부한 투자여력을 바탕으로 한 수익추구 성향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부자들의 소비 행태 및 라이프스타일

부자의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1226만원으로 통계청 월평균 가계수지 2017년 기준 일반가계의 지출액 평균인 332만원에 비해 약 3.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지출규모를 늘릴 항목(중복응답)과 향후 지출규모를 줄일 항목(중복응답). /자료=하나금융연구소

부자들에게 향후 지출계획에 대해 세부 항목별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7%가 문화 및 레저 비용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의료비 및 의약품비(36.9%)에 대한 지출도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

향후 지출을 줄일 항목으로는 응답자의 47.2%가 의류 및 잡화 비용을 선택해 전년 조사 결과와 동일하게 동 부분의 비용을 가장 많이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외식비(42.3%)로 조사됐다.

또 이번 조사에서 40대 이하의 젊은 부자들의 경우에는 향후 지출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항목 중 자녀 사교육비에 대한 지출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응답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다른 연령대(문화·레저)와 달리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은 시기인 것을 알 수 있다.

◆캐슬인들의 사교육…부의 대물림

한서진의 남편. 학창시절 내내 전교 1등, 학력고사 전국 수석 타이틀에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주남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 강준상(정준호). /사진=JTBC 'SKY캐슬'

"삼대 째 의사가문 만드는 게 필생의 소원이신 당신 어머님. 가뜩이나 아들 못 낳았다고 대놓고 무시하시는데 예서 의대까지 떨어져 봐요. 내가 숨이나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해야 붙어요. 해야 붙는다고요"

'스카이 캐슬' 1회에는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영재 가족을 위해 축하파티를 준비하는 한서진(염정아)과 이를 유난 떤다며 못마땅해 하는 남편 강준상(정준호)이 등장한다. 한서진은 영재가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서울의대에 합격했다며 내신 관리, 소논문, 봉사활동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영재의 포트폴리오를 절실히 얻고자 한다.

‘스카이 캐슬’에는 상류층으로 불리는 의사, 교수, 그리고 부인들이 그들의 자식들에게도 부와 좋은 직업을 물려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드라마를 시청한 사람들은 정말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아이들이 이런 케어를 받았는지 궁금해 했다. 내신관리부터 대입 전형 준비까지 입시에 대한 모든 것을 철저하게 관리해주는 특별 사교육 기관이나 ‘김주영’ 같은 ‘입시 코디네이터’가 있는지도 큰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낸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대학경험과 노동 시장 지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소득에 따른 자녀의 초봉 차이는 뚜렷하다. 연구진이 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부모의 월 소득이 1000만원 이상(2014년 기준)인 대학 졸업생의 첫 일자리 임금은 월평균 226만1200원이었다. 부모 월 소득이 500만~700만원 사이인 대졸자는 첫 월급이 191만5800원, 300만~400만원인 대졸자는 첫 월급이 182만3000원이었다. 반면 부모 월 소득이 100만~200만원 사이인 대졸자의 첫 월급은 평균 169만8600만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같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 소득이 낮은 집단(200만원 이하)의 자녀 중 서울 4년제 대학 진학 비율은 7~8% 정도이지만 부모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500만원 이상)의 자녀 중 서울 4년제 대학에 간 비율은 25~30%로 나타났다.

청년층 노동시장 이행의 계층화에 관한 연구’(중앙대 김종성 박사)에서 부자·엘리트 부모들은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의식을 끊임없이 주입해 온 것으로 분석됐다. 극 중에서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좋은 직업과 좋은 대학을 강조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스카이캐슬’의 엄마들은 정보에 민감하다. 대입 전형이 복잡해지면서 ‘정보 전쟁’은 보통 엄마들의 몫이다. 고액 컨설팅 업체 등 사교육을 받거나 대형 학원이 부족한 지방에서는 서울의 스타 강사를 고액에 데려와 그룹과외를 하기도 한다. 영어 교육을 위해 엄마·아빠를 따라 외국에 3~4년 머물다 들어오는 일도 흔하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그 자녀들의 초봉 차이도 크지만, 이후 급여 차도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자녀들은 취업 후에도 경영학 석사(MBA) 유학 등 재력을 기반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더 발전 가능성을 높였다.

총자산별 보유자산 축적 기여 내용과 연령대별 보유자산 축적 기여 내용. /자료=하나금융연구소

한편 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에서 설문에 응한 부자들 가운데 상속 또는 증여 받은 자산이 있다는 응답은 57.3%로, 부모로부터 부의 대물림이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자산 규모가 클수록 자산이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도 높았다.

현재 보유자산에 가장 많은 기여 한 소득은 응답자의 27.2%가 '부동산 투자'라고 답했다. 이밖에 사업소득 20.0%, 근로소득 18.9%, 금융자산 18.9%, 부모의 증여 상속 15.2% 순으로 집계됐다.

마지막으로 부자들은 보유한 총 자산 중 48.4%를 노후자금으로 사용한 뒤, 나머지 자산 중 24.5%, 18.8%를 각각 상속과 증여로 배분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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