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영/사진=KLPGA 제공.

김효주(롯데)와 백규정, 김민선(이상 CJ오쇼핑) 등은 1995년생으로 고진영(21ㆍ넵스)과 동갑내기다. 이들은 ‘세리키즈 2세대’로 불리며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주자들로 꼽힌다. 특히 김효주는 올해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였던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동갑내기 골퍼들의 선전에 대해 고진영은 “아마추어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 덕분에 프로생활도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다.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 나도 기분이 좋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더 열심히 해서 LPGA에 진출해 같이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친구들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친구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진영이 프로 초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는 부모의 헌신을 꼽을 수 있다. 외동딸인 그는 “부모님께서 애지중지 키워주셨다. 외출을 하면 자주 전화하시는 등 항상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친구들과도 집 근처서 만나곤 했다. 아버지께선 내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주무시지 않고 항상 기다리셨다”고 언급했다.

고진영은 곧바로 아마추어 시절 아버지와 얽힌 사연을 꺼냈다. 그는 “대회장에 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으셨다. 그러나 대회장에 데려다 주시고 대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셨다. 매번 그랬다. 편찮으신 것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말씀해 주시지 않아 당시에는 정확히 몰랐다. 대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셨다고 뒤늦게 알게 됐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고진영은 “항상 든든한 아버지였는데 당시 많이 힘들어 하셨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부모님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분들이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되도록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진영은 대회 때마다 부모와 동행하곤 한다. 지난해 11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이벤트 대회였던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가 끝난 후 그는 서울로 올라오는 기내에서 부모와 나란히 앉아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 또래 여성들처럼 가끔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고진영과 부모의 대화에선 대체로 정이 묻어났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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