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드사 부가서비스에 따라 VVIP가 몰린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보통 ‘부자’들은 다른 결제 수단 보다 현금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편리성’을 이유로 카드를 쓰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카드사의 각종 부가서비스가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추구 성향과 부합해 ‘VVIP카드’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30일 하나금융연구소의 ‘한국 부자들의 자산관리 방식 및 라이프스타일(2019 Korean Wealth Report)’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은 지출시 주 결제수단으로는 월평균 지출규모 중 63.5%를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하고, 32.6%를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금융자산 규모별 결제수단 비중과 소득 규모별 카드 사용 이유. /자료=하나금융연구소

카드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1%가 카드 사용이 현금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현금결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현금사용을 선호한 이들은 60%에 달하는 응답자가 ‘세금 등 기록 남는 것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초부유층의 희망 부가서비스 1순위와 현금사용 선호 이유. /자료=하나금융연구소

한편 ‘각종 부가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한 비중은 26.8%로 편리성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소득 규모가 클수록 ‘편리성’을 선택한 응답 비중은 감소하고 ‘부가서비스’ 선택 비중이 높아졌다.

부자들의 경우 경제적으로 풍족하여 문화·레저뿐만 아니라 여행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이 신용카드를 통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부가서비스 혜택은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76.9%), 카드사 포인트 적립(40.2%), 공항 라운지 이용(38.5%), 호텔 발렛 파킹(34.1%) 등 여행과 여가생활 중심의 부가서비스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추가되기를 희망하는 부가서비스는 ‘문화예술 행사 초청권’(38.9%), ‘프리미엄 건강검진 우대 혜택’(21.9%), ‘프리미엄 회원 전용 컨시어지’(여행일정 계획, 레스토랑, 공연 예약 등 비서 서비스, 21.5%) 등 문화와 건강 중심의 혜택이 추가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총자산, 금융자산, 소득 등이 높은 초부유층으로 갈수록 프리미엄 공항 리무진 & 밴 의전 서비스에 대한 선호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유 있는 프리미엄 VVIP카드

카드사들이 현재 선보이고 있는 초 프리미엄 카드인 ‘VVIP'카드는 앞서 부자들이 원하는 부가서비스 혜택을 잘 반영하고 있다.

상위 0.05%를 위한 국내 최초 VVIP카드 '더 블랙 에디션 2'.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의 ‘더 블랙 에디션2’는 현재 연회비가 가장 비싼 카드로 250만원이다. 이 외에 ▲삼성카드 ‘라움 오’ ▲KB국민카드 ‘탠텀’ ▲하나카드 ‘클럽1’ ▲신한카드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 등도 연회비가 200만원이다.

VVIP 카드는 연회비가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부가서비스가 많다. 연회비 200만원 대 카드 모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한 것은 물론, 항공권 좌석 업그레이드 또는 동반자 항공권 무료, 라운지 무료 이용 등이 가능하다.

이와함께 각종 백화점 명품관, 면세점 할인과 호텔 숙박, 스파, 그리고 골프클럽 우대 할인 혜택도 받는다. 또 명시된 혜택 외에 특별 의전 서비스나 프라이빗한 사교 모임 등 은밀하게 제공되는 혜택도 주어진다.

이러한 VVIP 카드는 단순 자산가나 유명연예인이라고 해서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지위, 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비 고객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카드의 경우, 경제적 능력·사회적 지위·명예를 갖춘 대한민국 0.05%의 제한된 명사만 회원으로 초청된다. 현대카드가 지난 2005년에 내놓은 첫 VVIP 카드인 ‘더 블랙’의 경우 당초 9999명까지만 모집하겠다고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입자는 2000명대 수준이다. 더 블랙 1호 주인공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고, 가수 지드래곤도 더 블랙 고객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카드 회원들만을 위해 해외 전문가, 최고 경영자를 초청하거나 소규모 파티를 열어 인맥 관리도 해준다.

최근 카드수수료, 법정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줄이고 있지만 VVIP 카드 혜택을 함부로 줄이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VVIP 카드는 극소수의 사회적 명망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므로 특정 고객을 상대로 한 ‘특별함’이 해당고객의 심리적 만족감을 높여주어 카드 브랜드 로열티를 높여주고, 이는 주변인들에게 까지 알려져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한다는 평가다.

또 상위고객은 실적이 많다보니 카드사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점이 있다. 부자들이 카드를 많이 쓸수록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초우량 고객에 대한 과도한 혜택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카드 업계 측은 VVIP고객들은 연체율이 거의 없고 사용금액이 일반 고객들의 몇 배여서 수수료 이익도 크며, 충성고객 확보 면에서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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