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국민은행 방탄소년단, 모델료 10억 추정
과도한 모델료, 고객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에서부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공원소녀. /사진=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은행계 광고 모델 선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신뢰감을 주는 모델'에서 '인기 아이돌'이 은행권 광고영역을 급속도로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 빅모델 전략이 아이돌로 급선회중이다. 젊은 세대, 미래 고객을 향한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 아이돌의 경우 모델료가 수 억원에서 10억원대 수준으로 알려져 자칫 은행 이용자들에 부담을 주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도 현실이다.

KB국민은행 광고 모델 방탄소년단. /사진=KB국민은행 제공

◆ KB국민은행, 방탄소년단(BTS)과 재계약 체결

먼저 KB국민은행은 지난해 2월 글로벌 아티스트로 거듭난 방탄소년단(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과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역시 지난해말 재계약을 체결하며 아이돌 마케팅을 이어가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2019년에도 방탄소년단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큰 기쁨과 행복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과 '1300만이 선택한 대한민국 NO.1 디지털뱅킹'을 슬로건으로 'KB스타뱅킹'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조회수 1000만을 넘기기도 했다. 특히 해외 이용자들의 댓글이 다양했다.

또 지난해 6월 21일 출시한 'KB X BTS 적금'은 출시 후 18만 계좌가 개설되는 등 효과를 봤다. 방탄소년단과 콜라보로 제작된 일명, '방탄적금'은 큰 인기를 끌면서 판매기간을 2019년 1월 31일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방탄적금'은 최고 연 2.3%(12개월 기준)에 최대 0.6%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월 1000원에서 100만원까지(최초 신규금액 1만원 이상) 원하는만큼 납입할 수 있는 자유적금으로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기념일, 예컨대 데뷔일인 6월 13일 멤버들 생일인 2월 18일(제이홉), 3월 9일(슈가), 9월 1일(정국), 9월 12일(RM), 10월 13일(지민), 12월 4일(진), 12월 30일(뷔)에 저축한 건에 대해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부가서비스로 'BTS전용관'을 운영하며 팬심을 자극했고 오프라인 개설시 종이통장에 방탄소년단 사진을 넣어줬다.

금융권 및 광고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 1년 광고 모델료가 10억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업계에서 특A급 대우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BTS는 최고 15억원까지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우리은행 제공

◆ 우리·신한·농협은행도 아이돌 선정

우리은행은 걸그룹 블랙핑크(지수, 제니, 로제, 리사)를 모델로 최근 선정했다. 우리은행은 "데뷔와 동시에 국내외 음악차트를 석권하고 현재 세계적인 걸그룹으로 성장한 블랙핑크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아, 국내 최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은행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우리은행의 이미지와 부합해 선정하게 됐다"고 계약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블랙핑크를 통해 해외에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광고계약을 떠나 지난 120년간 한국 금융역사를 대표해온 우리은행과 K팝을 대표하는 글로벌 걸그룹 블랙핑크의 만남을 통해 금융과 엔터가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랙핑크 1년 광고 모델료는 4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은 여성 아이돌 공원소녀(서령, 서경, 미야, 레나, 앤, 민주, 소소)를 홍보모델로 위촉했다. 농협은행은 공원소녀를 통해 농가소득 5000만원 국민공감 캠페인을 알리며 젊은 층이 농업과 농촌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 홍보모델로 걸그룹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은 케이블 채널 Mnet 인기 예능프로그램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과 광고 모델 계약을 맺었다. 하나은행은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10대인 김하온을 발탁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7년 6월 데뷔 후 최고의 시간을 보낸 워너원(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을 모델로 선정한 바 있다. 워너원은 2018년 12월 31일 해체, 지난 24일 마지막 콘서트로 팬들과 이별을 고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11월 계약 기간 종료 후 다양한 모델군을 놓고 검토 중이다.

배우 이정재(왼쪽)와 이서진. /사진=IBK기업은행, DGB금융그룹 제공

◆ 광고모델로 본 은행별 마케팅 전략

광고 모델 선정은 각 은행별 마케팅 전략에 기인한다. DGB금융그룹은 배우 이서진을, IBK기업은행은 이정재를 모델로 발탁했다. 이서진은 지난 2015년부터 DGB금융그룹 모델로 활동 중이다. 대구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DGB금융그룹은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이서진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기업은행은 핀테크 활성화 등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춰 스마트하고 앞서가는 은행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이정재를 선정했다.

과거에는 지진희(외환은행), 차인표(기업은행), 이승엽(국민은행), 이영애(신한금융그룹), 유재석(우리은행), 송해(기업은행) 등이 금융권 모델로 활동했다. 이용자의 돈을 관리한다는 특성상 은행들은 신뢰감 줄 수 있는 모델 기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아이돌 그룹 기용이 늘어나면서 '스타 마케팅'으로 치우친 출혈 경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은행권 인사는 "아무리 지난해 은행들이 역대 최고 이익을 냈다고는 하지만 거액의 광고 모델료 지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마치 경쟁하듯 아이돌을 기용하는 게 과연 은행 이미지 재고에 도움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아이돌 모델 기용에 찬성하는 입장도 있다.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의 합성어, 인터넷·모바일 공간에서 결제·송금·이체, 인터넷 전문 은행, 크라우드 펀딩, 디지털 화폐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 기술의 발달로 금융에 대한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이유다. 시중은행 중 이용자 연령대가 높다는 농협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올원뱅크' 이용자 비중이 30~40대가 42%였다. 20대 이하 사용 비중은 31%로 50대 이상 사용 비중 27%보다 높았다.

모 은행관계자는 "아이돌 광고 모델 발탁은 20~30대 젊은 층 공략에도 주효하지만 은행 잠재 고객인 10대를 타깃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있다"면서 "또 은행권의 해외진출이 활발한 요즘 글로벌 아이돌은 외국인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고 피력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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