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이폰 지난해 4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
충성도 높아졌지만…신형 아이폰 3종 효과 미미
팀 쿡 애플 CEO/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애플이 지난해 4분기에 초라한 매출 성적표를 받았다. 4분기 기준으로 10년 만에 매출과 순이익이 동시에 감소했다. 특히 애플을 상징하는 아이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뚝 떨어지면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애플은 29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843억달러(한화 약 94조3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5% 하락한 수준으로 금액으로는 40억 달러(4조4800억원)가 줄었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890억~930억달러로 4분기 매출을 예상했는데 지난 2일 840억달러로 5∼9% 낮춘다고 기존 전망을 수정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기존 전망치를 밑돌고 수정한 예상치보다는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아이폰 판매 부진이 매출 타격에 치명적이었다.

아이폰은 지난해 4분기 520억달러(58조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611억달러(68조2000억원)에서 약 15%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및 액세서리와 애플뮤직·아이클라우드 등 서비스 매출은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웨어러블 및 액세서리 매출은 33%, 서비스는 19% 상승했다.

애플워치 등 액세서리와 서비스 매출은 이미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통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CEO도 실적을 발표하며 “설치 기준 사용 기기가 사상 최다인 14억대에 이르렀고 생태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고객 만족과 충성도에 대한 증거"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직전 신형 아이폰 3종(XR·XS·XS맥스)을 출시했음에도 아이폰 매출이 부진했다는 것은 신규 고객 유입이 되지 않았고, 기존 고객도 신제품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차이나쇼크’도 매출 부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중국 매출은 132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 180억달러보다 약 27% 급감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현지에서 미국 제품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그 사이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성장하면서 애플의 입지가 점점 좁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외 국가인 미국과 아시아에서는 매출이 소폭 올랐으며 유럽과 일본 매출은 소폭 하락했다.

팀 쿡 CEO는 “매출 가이던스를 놓친 것은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장기적으로 애플을 경영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 실적은 우리 사업의 근본적인 힘이 깊고,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이 14억 1000만 대로, 지난해보다 3.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획기적인 기능이나 사양이 부족해 교체 수요가 줄어들면 최대 5%까지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직전 기종과 뚜렷한 성능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중국 업체들이 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애플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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