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불발 직후 상생안 발표…“자그마한 에피소드였을 뿐, 향후 계획 차질없어”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한국미니스톱 매각·인수 건이 전면 백지화되면서 ‘3강 체제’를 꿈꾸던 세븐일레븐의 향후 계획에 시선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업계는 당분간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의 ‘2강 체제’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신규 출점이 쉽지 않아진 데다 미니스톱 인수도 물 건너간 만큼 경쟁사의 점포를 뺏기 위한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3·4위간의 쟁탈전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세븐일레븐은 지주사인 롯데를 통해 미니스톱 인수에 43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써냈다. 신세계(이마트24),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한 세 업체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실제 글랜우드PE의 경우 4000억원을, 신세계는 3500억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을 인수해 편의점업계 ‘3강’으로의 도약을 꿈꿨다. 국내 2500여개 점포를 보유 중인 미니스톱을 경우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기존 9555개에서 1만2000여개로 늘어난다. 이는 점포 수 1만3100여개로 업계 양강 구도를 지키는 CU와 GS25의 아성에 도전하면서도 이마트24를 따돌릴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한 달 넘게 미뤄지고 지난 29일 한국미니스톱이 매각철회에 관한 공식 입장문까지 발표하면서 모든 계획은 무산됐다.

세븐일레븐은 매각 불발이 공식화된 직후 시선을 돌려 가맹점 상생안을 발표하는 등 ‘집토끼’ 잡기에 돌입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상생안에 새로운 가맹계약 유형을 개설하고 음식류 폐기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특히 ‘안정투자형’ 가맹계약은 가맹점 이익 배분율을 기존 40%에서 45%로 5%포인트 높였으며 신규점 외에 기존의 위탁가맹점도 안정투자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에서 세븐일레븐은 업계 3위라는 이미 위치를 공고하게 갖고 있다”며 “이번 인수전은 자그마한 애피소드였을 뿐 향후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편의점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을 통해 세븐일레븐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성장을 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 3500여개 점포망을 가동 중인 이마트24가 메이저 편의점으로 도약할 기회를 갖기 위해선 2500여개의 미니스톱의 인수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특히 편의점 업체가 자체적으로 PB상품을 생산해 유통하려면 적어도 5000점 이상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 수가 포화된 데다 자율규약안까지 시행돼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급격한 변화를 이뤄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후발주자들의 세력확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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