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부진·신동빈·정용진·이재현·정지선, 공식일정 없어
신동빈, 형 신동주와 화해할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 첫번째)과 량찌엔장 씨트립 창립자(가운데), 쑨제 씨트립 최고 경영자. /호텔신라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삼성가 맏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유통 재벌들이 닷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 동안 특별한 공식일정 없이 조용한 명절을 지낼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유통 오너들은 이러다 할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설을 보내며 새해 역점(力點) 사업에 대한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부진, 신라호텔 해외 진출 본격 시동

해외 시장을 뚫으며 면세점 사업을 키운 이부진 사장은 호텔 부문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홍콩 등 공항면세점 운영권을 획득, 지난해 해외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부진 사장은 신라호텔 위탁 경영을 통해 해외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실제 호텔신라는 지난 15일 “베트남 다낭을 시작으로 해외 10여 곳에 잇달아 진출해 글로벌 호텔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말 베트남 다낭에서 5성급 리조트형 호텔 브랜드인 ‘신라모노그램’을 선보인다. 현지 업체인 탄콩그룹이 완공하는 9개층, 객실 300여개의 호텔을 위탁 경영하는 것이다.

또한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200여개의 객실을 갖춘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을 맡아 ‘신라스테이’로 운영한다. 이밖에 베트남(하노이), 인도네시아(발리), 미국(LA) 등에서도 위탁 경영을 추진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해외 신라호텔 브랜드를 10여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연합뉴스

◆제사 초대받은 신동빈, 신동주 자택에 갈까

롯데그룹에 쏠린 초미의 관심사는 신동빈 회장과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화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신동빈 회장에게 설날 차례에 자신의 성북동 자택으로 초대하는 편지를 보냈다. 사업상이 아닌 가족으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취지다.

신 회장은 형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룹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형을 존중하고 존경한다고 말했지만 업무적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라며 “그런데 계속 그 주장(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해도 지난해 구속 때부터 명분 쌓기용으로 해오고 있다”며 “진정성이나 동기를 고려하면 (신 전 부회장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제사 참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번 설 연휴에 가회동 자택이나 일본으로 건너가 조용히 현안을 챙길 것으로 재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게다가 매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사업장을 돌아본 적이 있어 ‘깜짝 현장방문’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

◆정용진, 새 온라인센터 부지 고민할 듯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아직 공식일정을 잡지 않아 가족과 설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한국의 아마존’을 목표로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3월1일 이마트몰은 신세계몰을 흡수하고, 양사의 합병 이후 온라인쇼핑 사업부문은 ‘쓱닷컴’으로 통합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Affinity)‘, ‘비알브이(BRV)’ 등 2곳에서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확정했다며 “온라인 사업에 집중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다만 경기 하남에 계획했던 온라인 센터 건립이 무산돼 새 부지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설 연휴 동안 이에 대한 고민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CJ

◆이재현·정지선, 설 연휴 가족과?

이재현 회장의 경우 이번 설에도 특별한 외부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가족들과 함께 보낼 예정이다. CJ그룹이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경영계획 등을 구상할 수도 있다.

CJ는 지난해 2조원대를 투자해 미국의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컴퍼니’를 인수했다. 이는 CJ그룹에서 가장 큰 규모의 M&A(인수·합병)이다. 이를 계기로 북미시장에서 ‘글로벌 식품기업’이라는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이재현 회장도 지난달 장남 선호 씨와 함께 미국을 방문해 현지 시장을 점검했다.

정지선 회장 역시 공식 일정 없이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빙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라이프스타일’에 투자했다.

예컨대 지난해 한화L&C를 인수, 리빙 부문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연말 시내면세점 매장을 문을 열었다. 하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만큼 ‘성장’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방안도 고민해야 할 과제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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