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다양한 홍보 영상과 단편 영화로 자신만의 프로필을 구축해 온 배우 이유진(16)의 노력의 결실은 'SKY 캐슬' 우수한으로 나타났다. 조재윤(우양우 역)과 오나라(진진희 역) 부부의 아들로 출연한 이유진은 귀여운 감초 연기를 톡톡히 해 극의 재미를 살렸다. 너무 순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까칠하지도 않은 우수한을 자연스럽게 그려내 안방극장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큰 사랑을 받으면서 어느정도 부담도 있을 터. 그럼에도 이유진은 "아쉬움 없이 성실하게 임하는 게 모토다"라며 의외의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였다.

-화제작 'SKY 캐슬'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오디션을 통해서다. 사실 오디션 때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를 했다. 첫 마디 했는데 심사위원분들이 엄청 웃으셔서 '망했구나' 싶었다. 그런데 끝나고 감독님께서 '대본을 미리 받았느냐'라고 물어봤다. 미리 연습한 거 아니냐고 하셨다. 그때 안도했다. 종방연 때 감독님께 캐스팅 한 이유를 여쭤봤더니 자연스러운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하셨다. 저만의 색깔이 맘에 들어서 뽑으셨다고. 생각해보니 촬영 때도 감독님이 항상 '자신만의 색깔, 억양, 스타일을 찾아야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우수한' 캐릭터에 대해 감독님께서 특별히 요구한 점이 있나.
"최대한 순수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연기에 대해 특별히 요구하신 건 없고, 최대한 나처럼 연기하라고 하셨다. 힘 빼고 자연스럽게, 평상시 말하는 대로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역할이 있는 첫 작품이다 보니 뭔가 보여주고 싶어서 이런 모습, 저런 모습 욕심내서 했는데, 원래 모습이 보기 좋다고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

-극 속의 아빠 우양우(조재윤) 엄마 진진희(오나라)는 몇 점짜리 부모님 같나.
"작품 속 아빠, 엄마는 70점이다. 아빠는 철부지에 엄마는 팔랑귀다. 수한이 입장에선 엄마가 아무리 사랑해줘도, 엄마의 팔랑귀 때문에 학원을 옮겨 다녀 힘들다. 한곳에 오래있어도 적응할까 말까인데, 여기가 좋다고 하면 여기로 옮기고, 저기가 좋다고 하면 저기로 옮겨서 아들이 피곤하다. 물론 작품 속 캐릭터가 아닌 조재윤 선배님, 진진희 선배님은 100점 이상의 좋은 분들이다. 현장에서 많이 챙겨주셨다."

임민환 기자

-'SKY 캐슬'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대본을 통해 처음 수한이를 봤을 땐 바보같이 순한 애구나 생각했다. 남들한테 마냥 당하기만 하는 아이인 줄 알았다. 예빈이가 편의점 털러 가자고 할 때도 간 걸 보면. 그런데 알면 알수록 바보같은 친구가 아니고 주관이 있는 지극히 평범한 친구였다. 그때부터 연기를 순한 쪽으로만 보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보니 수위 조절이 어려웠다. 너무 순해도, 까칠해도 안 되는 캐릭터기 때문에 중간을 찾는 게 어려웠다."

-같이 연기한 아역 배우 형, 누나들이 잘 챙겨줬나.
"기준(조병규)이 형, 서준(김동희)이 형이랑 많이 친해졌다. 만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만날 때마다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특히 서준이 형이 본인 어렸을 때와 비슷하다고 다리 베고 눕고, 많이 안아주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유리장 깨지는 장면 찍을 때 긴장이 많이 됐다. NG 없이 한 번에 가야 했기 때문에 긴장했고, 파편이 튀는 것도 신경이 쓰였다. 모든 스태프분들이 다 긴장하면서 촬영한 신이었다. 그럼에도 재밌었던 건 유리장 넘어지는 걸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함께 출연한 삼촌들 중에 닮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조재윤 선배님. 왜냐면 촬영 중 3분의 1이 다 애드리브다. '가족신 엔딩 장인'이라고 부를 정도다. 빈 공간을 애드리브로 꽉 채우시는 데, 그런 점을 배우고 싶다. 극 중 학원에서 배운 인수분해를 부모님께 알려주는 신이 있는데, 거기서 아빠(우양우 역, 조재윤)가 '세렝케티 초원에 코뿔소가 뛰어놉니다'라고 말한다. 그 부분부터 다 애드리브다. 평소 촬영하기 전에 리허설 많이 하는데, 애드리브 잘 짜서 맞추기 위함이었다.(웃음)"

임민환 기자

-앞으로 성장하면서 어떤 배우처럼 되고 싶나.
"이정재 선배님, 최원영 선배님처럼 멋있는 남자로 크고 싶다. 부드럽고 자상해 보이는 아저씨 느낌(?)이 멋있고 좋다."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원래는 때 되면 한자, 엑셀 등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러다 드라마 '육룡이나르샤'를 봤는데, 배우분들의 연기를 보고 빠지게 됐다. 사실 동생이 먼저 연기를 시작했는데, 연기 학원 다니고 한 걸 보고 저도 연기 시켜달라고 했다. 프로필에 이미 경력이 많은 또래 친구들 보고 자극돼 홍보 영상, 단편 영화 등 다양하게 이력을 쌓았다."

-극 중 수한이와 비슷한 점 있나.
"엄마랑 스킨십 많이 하는 게 좀 닮았다. 또 저도 약간 순한 편인데, 그런 점도 비슷하다. 지금 약간 중2병, 사춘기가 오긴 왔지만, 그래도 다들 순하다고 하신다. 저는 다른 사람 말을 잘 듣고, 잘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다."

-연기 말고 관심있는 분야는.
"과학하고 동물에 관심이 많다. 배우의 꿈을 꾸기 전에 원래 농장 주인, 수의사가 꿈이었다. 동물과 식물을 키우는 농장 주인이 되고 싶었고, 그 다음으로 아픈 동물을 치료해주는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 지금 집에서 스투키를 키우는데, 직접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관리한다. 최근 추운 날씨 탓에 속이 물러지고 누래지는 누름병에 걸렸는데, 전염 안 되게 3가닥 정도 잘라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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