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C인삼공사 이정현(왼쪽)이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KCC 김효범의 블록슛을 피해 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KBL

안양 KGC인삼공사 주포 이정현(29)이 벼랑 끝에서 폭발했다.

이정현은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전주 KCC와 3차전에서 3점슛 6개 포함 25점을 몰아쳐 연장 접전 끝에 팀의 90-86 승리를 이끌었다. 2패 뒤 안방에서 반격의 첫 승을 올린 KGC인삼공사는 13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주득점원 이정현이 터지니까 팀 공격도 풀렸다. 그는 앞선 1, 2차전에서 상대 수비에 꽁꽁 묶였다. 1차전 7점, 2차전에 10점을 넣었지만 이 중 12점을 승부가 기운 4쿼터에 넣어 의미가 없었다. 이정현은 서울 삼성과 6강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평균 20.8점을 몰아쳤고, 추승균 KCC 감독은 이정현을 봉쇄하기 위해 외곽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정현은 세 번 당하지 않았다. 1쿼터부터 3점포를 가동하면서 9점을 집중시켰다. 마리오 리틀이 7점을 보태면서 KGC인삼공사는 23-14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정현의 3점슛은 2쿼터에도 쉬지 않고 3방이나 터졌다. 전반에만 18점을 터트린 이정현의 활약에 힘입어 KGC인삼공사는 47-34로 크게 앞섰다.

일찌감치 승부의 추는 KGC인삼공사로 기우는 듯 했지만 정규리그 우승 팀 KCC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쿼터에 57-66으로 점수 차를 한 자릿수로 좁힌 뒤 4쿼터에 안드레 에밋을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에밋은 4쿼터에만 혼자 11점을 몰아쳤다. 2점슛 2개, 3점슛 1개, 자유투 4개를 던져 모두 넣어 야투 성공률은 100%에 달했다. 에밋이 추격에 불을 지피고 4쿼터 종료 45초 전 김태술의 3점슛까지 터져 승부는 75-75 균형을 이뤘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칠 뻔 했던 KGC인삼공사는 연장전에 이정현과 오세근이 해결사로 나섰다. 이정현은 84-84로 맞선 1분29초 전 오른쪽 코너에서 3점포를 꽂았다. 이후 KCC가 전태풍의 중거리 2점으로 따라오자 오세근이 골밑을 파고 들어 2점을 추가했다. 86-89로 뒤진 KCC는 종료 14초를 남기고 에밋이 동점을 노리는 3점슛을 던졌으나 실패했고, 리바운드를 잡은 전태풍이 엔드 라인을 밟아 공격권을 넘겨줬다. KGC인삼공사는 상대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마리오 리틀이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리틀은 22점 4리바운드로 이정현의 뒤를 받쳤고, 오세근은 17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1, 2차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찰스 로드는 15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지난 부진을 만회했다. KCC는 에밋이 28점 8리바운드, 전태풍이 24점 6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슈터 김효범의 침묵이 뼈아팠다. 김효범은 3점슛 10개를 던졌지만 고작 1개밖에 넣지 못하면서 5점에 그쳤다.

김지섭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