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실제로 만난 배우 이지원(14)은 무뚝뚝한 예빈이와는 전혀 다른 애교쟁이 꼬마 숙녀였다. 이지원은 지난 1일 종영한 JTBC 금토극 'SKY 캐슬'(연출 조현탁, 극본 유현미, 이하 '스카이 캐슬')에서 강준상(정준호), 한서진(염정아)의 둘째 딸 강예빈을 연기했다. 매회 어른스러운 말투와 거침없는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샀다. 마지막 촬영이 끝난 뒤 만난 이지원은 사뭇 다른 분위기의 소녀였다. 그저 중학교 입학을 앞둔 평범한 학생인 것. 조금 특별한 점은 애교가 차고 넘친다는 점이다. 이지원은 'SKY 캐슬' 오디션 때도 이러한 사랑스러움을 무한 어필했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지원 양의 어떤 매력을 보고 '강예빈' 역에 캐스팅했을까.
"제 성격이 예빈이와 조금 비슷하다 보니 캐릭터를 잘 구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역할을 주신 것 같다. 사실 4차 오디션을 볼 때 감독님 앞에서 '강예빈! 강예빈!' 외치며 애교를 떨었다. 애교도 한몫을 한 것 같다.(웃음)"

-실제 성격이 예빈이와 어느 정도로 비슷한가.
"싱크로율이 70% 되는 것 같다. 30% 안 닮은 이유는 저는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다 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상대의 미움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할 말을 가려서 한다. 예빈이가 번개를 쾅 맞아서 순해진 게 저라고 생각하면 된다.(웃음) 아웃사이더 기질을 좀 빼면 저랑 비슷하다."

-올림머리가 상징적이었다. 헤어스타일 마음에 들었나.
"원래 설정은 잔머리가 살짝살짝 나오는 자연스러운 묶음 머리였다. 그런데 헤어 담당하시는 분께서 머리를 끌어올리더니 스프레이를 막 뿌리더라. 감독님께서 13회 정도에 헤어스타일을 바꾸자고 하셨는데, 어느 날 '예빈아, 이 스타일로 20회까지 가자'라고 하셨다. 예쁜머리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임민환 기자

-요즘 밖에 돌아다니면 많은 분들이 알아보지 않나.
"촬영 끝나고 예빈이 스타일로 걸어 다니면 알아본다. 마지막 촬영 중 쉬는 시간에 카페에 갔는데, 직원분이 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더니 카페에 OST 'We all lie(위 올 라이)'를 틀어주셨다. 감사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엄마, 아빠 역의 염정아, 정준호 선배님이 많이 챙겨줬나.
"처음 리딩 할 때는 두 분이 워낙 대선배님이시다 보니 무서웠다. 근엄한 분위기가 풍겨 대화하시는 걸 안 좋아하실 수도 있겠다 싶었다.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막상 같이 호흡을 맞춰보니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엄마, 아빠도 그렇지만, 조명팀 스태프분들이 핸드크림도 주시고, 추울 때 손도 잡아주시고 많이 챙겨주셨다. 감독님께선 배우를 배려하는 차원에서인지 'NG'라는 말을 한 번도 안 하셨다. 대신 '컷, 한 번 더 갈게요'라는 식으로 하셨다. 배우들께 조언을 할 때도 따로 불러서 작게 '이렇게 좀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하셨다. 매너가 넘치시는 분 같다."

-한서진·강준상 말고 탐나는 다른 부모님이 있나.
"차민혁(김병철), 노승혜(윤세아) 부모님의 딸이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두 분이 나누는 대화가 '오늘은 매운맛이에요' 이런 재미난 대사였다. 개성이 뚜렷해서 좋아보였다. 이수임(이태란), 황치열(최원영) 부모님도 생각해 봤는데, 우주(찬희) 오빠가 누명 쓰는 거 보고 갑갑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출연한 이모들 중에 닮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김서형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하셨는데,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계시더라. 사실 출연하신 모든 선배님들의 장점을 하나씩 본받아 좋은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임민환 기자

-작품이 교육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지원 양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무엇인가.
"수학이랑 영어를 좋아한다. 지금 선행 학습을 하고 있는데, 중학교 1학년 수학에 '문자와 식'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문제를 푸는 과정이 이집트 문자처럼 그려지는 게 너무 재미있다. 답을 찾는 성취감이 좋다. 영어는 문법은 싫지만, 말하는 게 좋다. 다른 인종의 사람과 만나고, 대화하는 것에 설렘을 느낀다. 사실 아직까지 만난 외국인은 원어민 선생님이 전부긴 하다.(웃음)"

-이제 곧 중학교 들어갈 텐데, 학업과 연기 병행할 생각인가.
"공부도 잘하고 싶고, 연기도 너무 하고 싶다. 이제 와서 공부를 포기하자니 다른 사람들 다 해보는 학창시절을 경험하지 못하니까 싫고, 연기 활동을 멈추자니 지금까지 해온 이력이 무너지니까 싫다. 요즘 고민이 많다. 연기를 계속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멈췄다가 좋은 대학 가서 다시 시작할지 잘 생각해 봐야겠다."

-배우 활동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다양한 배우분들을 만날 때가 행복하다. 조재윤 선배님, 염정아 선배님 등등 모두 뵙고 싶었던 분들이다. 이번 'SKY 캐슬'을 통해 많은 선배님들을 뵈니까 짜장면에 짬뽕이 아니고, 짜장면, 짬뽕에 탕수육까지 먹는 기분이 들었다. 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점이 배우로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자 봉지를 밟아 터뜨리고, 폭죽도 터뜨리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달리면서 연기할 순 없지만, 연기하면서 달릴 수는 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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