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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부진 우려에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완화된 덕분이다. 주가의 향방은 올 2분기로 예상되는 반도체 수요 회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주가 조정 시기에 매수 전략을 취하라는 의견이 나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 4만63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일 연초 대비 19.6%나 상승한 수준이다.

◆ 대외 불확실성 요인 완화…외국인 매수세 몰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은 58조8900억원으로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반도체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7년 동기 대비 각각 10.2%, 28.7% 줄어든 59조2700억원, 10조8000억원에 그쳤다.

올해 실적 전망 역시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줄어든 55조6231억원, 영업이익은 38.2% 줄어든 9조6660억원으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새해 들어 미·중 무역분쟁 완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중국 경기 부양책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완화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줄어들자 정보기술(IT) 수요 회복 기대감이 커져서다. 특히 지난달 국내증시를 끌어올린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대장주’인 삼성전자로 몰렸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발생한 IT 수요 감소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컸다”며 “최근 반도체주(株)가 급등한 건 매크로 사안에 의한 왜곡을 해소시키는 과정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지는 가운데 주가가 상승하면서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 전망치 기준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 시장 예상치 기준으로는 PER이 10배로 높아졌다”며 “외국인 자금유입이 계속될 경우 삼성전자 밸류에이션의 추가적인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이익 전망치를 고려했을 때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에 나섰으나 실적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 “단기간 주가 급등…주가 조정 시기 기다려야”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株)의 추가 상승을 위해선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해야한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1분기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데이터센터 등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수요 회복 시기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리지만 아직까진 2분기부터 수요가 되살아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또한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올 2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도연 연구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3분기 수준까지 급하게 복원됐다”며 “이제부터 주가는 수요 회복 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 말부터 D램 재고 감소 또는 가격 하락 폭 축소에 대한 신호가 확인되면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 있겠으나 과매도 구간이었던 기존 저점보다 높은 수준에서 주가 조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회복에 대한 근거는 확실하지 않지만, 공급조절로 인해 하반기 업황에 대한 기대감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며 “수요까지 좋아지면 주가 상승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주가가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섣부른 매수로 대응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분석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투자 전략적으로는 애매한 상황”이라며 “추격 매수 보다는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하반기 추가 배당 가능성이 높고 올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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