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배우 민진웅에게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현빈과의 애틋한 추억으로 남았다. 그도 그럴 것이 민진웅은 극 중 IT 기업 CEO 유진우(현빈)의 비서인 서정훈 역을 맡아 현빈과 진한 브로맨스를 펼쳤다. 게임 상 미스터리한 죽음은 맞은 뒤에도 NPC(Non-Player Character)로 등장, 현빈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그의 곁을 지켜 시청자들의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민진웅의 기억 속엔 현빈과의 추억이 가득했다. 민진웅은 인터뷰 내내 현빈과의 브로맨스를 언급하며 남다른 현빈바라기 면모를 보였다.

-'알함브라'에서 가장 짠한 캐릭터인 서정훈 비서. 인기 실감하나.
"댓글을 많이 보는 편인데, 좋은 얘기가 많더라. '갑자기 잘 생겨 보인다'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또 던전에서 처음으로 동맹으로 등장했던 장면을 SNS에 올린 적이 있는데, 폭발적인 반응을 받아서 놀란 기억이 있다. 길 가다가 '맞죠?'라고 물으며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너무 감사하다."

-마지막 회, 게임 속 버그를 없애기 위해 현빈에 의해 단검에 찔린다. 기분이 어땠나.
"드라마 설정상 NPC와 사람의 경계 가운데 있었다. 형이 내 가슴을 찌른 뒤 안고 연기를 하는데, 그 호흡에 내가 죽을 뻔했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차올랐었다. 다행히 촬영 감독님이 귀신같이 내 상태를 아시고 카메라를 돌리셨다. 또 차형석(박훈) 대표나 다른 NPC와는 아이 콘택트 후 단검으로 찌르지만, 나랑은 아이 콘택트도 없었다. 그건 형이 나를 NPC로 인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이 울컥했다. 그런데 촬영 후 식사 자리에서 박훈 형이 '나랑 할 때는 장난 아니었는데? 감정 터졌었는데'라고 말하더라.(웃음)"

-현빈과의 브로맨스 호흡은 어땠나.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촬영 전부터 인간적으로 너무 잘 대해주셨다. 초반 해외 촬영 때 붙어 다녔다. 한국에 들어와서도 촬영까지 일주일이나 텀이 있었는데, 3일 정도 만나서 작품 얘기를 나눴다. 사실 걱정 많았지만, 승준 선배가 '진웅아 걱정하지 마. 너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냥 (현)빈이만 사랑하면 모든 게 끝날 거야'라고 했다. (현빈을)전에도 좋아했지만, 촬영하면서 형을 더 좋아하게 됐다."

임민환 기자

-현빈한테 반한 포인트가 도대체 무엇인가.
"같이 지내면 자연스럽게 반하게 된다. 은근 소탈한 면도 많고, 장난도 많이 친다. 윗분들한테는 또 얼마나 예의 바른지,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 너무 잘생기셔서 반했다.(웃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현빈 형과 병실 신 찍을 때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혼술남녀'에서도 황우슬혜 누나랑 어느 정도의 로맨스가 있었고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도 이미도 누나랑 애정전선이 있었는데, 형이랑 더 애틋하고 진했다. '내가 왜 이러지' 싶기도 하고.(웃음) 병실 신을 찍고 나서 둘이 엄청 민망해했다."

-극 중 죽음 맞이할지 알고 있었나.
"죽을 줄 몰랐다. 죽는 장면까지의 대본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님께서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제안하셨다. 대본을 읽고 게임 속에 들어가 멋지게 싸우는 역할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장렬히 전사하더라.(웃음) 죽기 전 (박)훈이 형한테 '너무 편하게 하는 거 아니냐. 옷도 한 벌만 입고'라고 놀렸는데, 막상 죽고 나니까 애로사항이 많다는 걸 알았다. 화살에 꽂힌 분장이 인지가 안돼 휙 돌다가 스태프분들께 피해 준 적도 있고, 편하게 쉴 수가 없었다.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게 됐다. 게다가 촬영 모습이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숨어 다니느라 힘들었다.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임민환 기자

-본인이 생각했을 때 본인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아직 찾고 있는 중이다. 그냥 편안하고 평범한 이미지가 매력이 아닌가 싶다. 주변에 있을 법한 동생, 형, 오빠 같은 느낌이 강점 같다. 대단히 화려하지고 않고, 특별하지도 않아 여기저기 잘 스며들 수 있는 이미지가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어떤 감독님께서 '무거운 장르물 속 사연이 있는 인물을 연기하면 어울릴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지인들한테는 또 남자, 수컷, 무게감이 있는 그런 것보다는 어른이지만 소년성이 가까운 인물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도 들었다. 어느 정도 소년을 탈피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긍정적이거나 낙천적인 이미지를 빼고 간다기보다는 농도가 이런 쪽으로 더 진한 걸 해보면 어떨까 싶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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