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2000년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어린이들의 집단체조를 관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전면 중단이나 주한미군 철수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약속할 것을 우려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 매체 '살롱'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차기 정권 입장에서 어려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약속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과 어떠한 (군사)훈련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거나,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거나, 향후에 영향이 있는 일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내가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는 우리가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김정은에게 우쭐해지려는 하나의 노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정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언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해결 노력에 대해서는 "나는 외교를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나 역시 준비된 외교를 믿는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에게 유리하게 대화가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 하는 몇몇 훈련을 취소했지만, 북한이 이에 부응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주었는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그들이 무엇을 가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목록이나 국제적인 비핵화 측정 방법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2000년 재직 당시 미 각료로는 처음 북한을 공식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했다. 방북 직전에는 김정일 위원장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공동성명을 통해 상호 적대정책 배제, 상호 주권 존중, 무력 불사용, 내정 불간섭 원칙 합의를 발표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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