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쉬지 않고 ‘열일’하는 배우 류준열이 영화 ‘뺑반’(1월 30일 개봉)으로 돌아왔다. 뺑소니 범죄를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 에이스 순경 서민재 역을 맡아 두 얼굴을 표현하며 관객들을 또 한 번 매료시켰다. 범죄 오락액션물로 관객들의 호불호는 갈리지만 류준열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는 평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년) 이후 스크린에서 활약 중인 류준열은 다작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는 중이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류준열은 올 해 ‘돈’과 ‘전투’ 개봉을 앞두고 있다.

- ‘뺑반’은 유독 류준열이 돋보인 작품이다. 한준희 감독의 애정이 묻어났는데.

“그렇게 보셨나. (웃음) 감독님이 서민재 캐릭터에 애정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영화라는 매체가 감독 예술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애써주신 거라면 기분이 너무 좋다. 감사할 일이다. 사실 ‘차이나타운’ 때부터 한 감독님은 캐릭터 무비를 지향해 오셨던 것 같다.”

- ‘뺑반’에 어떤 매력을 느껴 출연하게 됐나.

“한준희 감독님이 독특한 매력이다. 시나리오 자체는 범죄오락액션이라는 포맷을 갖고 있지만 단순히 그 길만 가지 않는다. 기존영화가 했을 법한 선택을 보기 좋게 빗나간다. 관객들이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 드는 영화였으면 했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지닌 사람들의 딜레마가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좋았다.”

-서민재와 김민재(서민재의 과거 이름)를 연기할 때 차이를 어떻게 두고자 했나.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과연 이 사람에게 과거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2부에서 김민재에 가까운 감정적인 모습을 많이 드러냈다. 김민재는 감정을 잘 드러내는 인물로, 서민재는 감정을 감추는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

-영화를 끌고 가는 핵심인물을 연기하느라 남다른 책임감을 느꼈겠다.

“개인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말을 안 좋아한다. (웃음) 다만 주어진 몫을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감독들이 사랑하는 배우로 꼽히기도 하는데 왜 그런 것 같나.

“너무 민망하고 쑥스러운 질문이다. 아마 ‘류준열이 하면 좀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선택해 주시는 것 같다. 류준열을 향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시는 것 같다.”

-카체이싱 영화를 촬영하며 재미를 느꼈나.

“평소에도 운전을 참 좋아한다. 촬영 기간에는 어디를 가도 영화 촬영용 차를 직접 몰고 다녔다. 사실 이 영화에서 직접 운전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배우가 직접 운전을 하는 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그런데 감독님이 우리 영화는 기존의 카체이싱 영화와 좀 다르다고 설명하셨다. 차 안에서 캐릭터의 감정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확실히 배우가 직접 운전을 하는 걸 찍으니 느낌이 달랐다. 더 보람을 느꼈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나.

“개인적으로 드라이한 연기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서민재를 표현함에 있어 감정을 아예 안 드러낼 수는 없었다. 그러면 관객들이 민재를 싫어할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이었다. 눈물을 보여주기 싫어서 고개를 숙이며 연기했다. ‘독전’을 찍을 때도 눈물이 나온 장면은 감독님에게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공효진, 염정아, 전혜진 등 영화 속 여성 리더들의 특성이 다 다르다. 가장 멋있었던 사람은 누구인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다 멋있었다. 촬영장에서 늘 관찰했는데 정말 참 멋진 사람들이다. 매번 접하는 모습 외에 새로운 무언가가 있다. 그 당시에는 몰랐던 눈빛과 배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제야 이해된다. 프로페셔널한 분들이다.”

-연기를 할 때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는 편인가.

“‘독전’ 이후부터 모든 캐릭터를 연기할 때 본래의 내 모습부터 시작한다. 내 안의 모습에서 부풀려 연기하는 편이다. 캐릭터에 몰입하다보면 촬영이 끝나도 한동안은 그 캐릭터로 사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더 궁금해지기도 한다. 내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서.”

사진=쇼박스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