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표부터 사원까지 모두 직함 떼고 이름으로 불러
대표실 따로 없고 직원들과 같은 책상에서 스탠딩으로 대화
3년 근속시 안식月 한달 휴가
/사진=한국카카오은행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지난 2017년 7월 27일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우정사업본부, SGI서울보증, 카카오, 이베이(ebay), 넷마블, 예스24, 텐센트 등 11곳이 공동발기인으로 국내 제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한국카카오은행)가 영업을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달 만에 신규 고객이 300만명을 돌파했고 여·수신 금액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고객수는 800만명을 넘어섰다. 출범 이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들과 차별점은 무엇이 있을까?

보통 은행은 직급과 직책이 존재하는 수직적 조직인 반면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특징은 '수평적 문화'에 있다. 다른 은행에는 다 있는 '행장'도 없다. 또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K뱅크)에는 심성훈 '행장'이라는 직함이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대표이사라는 표현을 쓴다. 이용우 대표이사의 영어 이름은 얀(Yan), 윤호영 대표이사는 대니얼(Daniel)이다. 막내 직원도 예외없이 이용우 대표이사, 윤호영 대표이사를 얀과 대니얼로 부른다. 때문에 직원들 모두 서로를 제니(Jennie), 앨리스(Alice), 모니카(Monica) 등 영어 이름으로 호칭한다. 자유로운 분위기인만큼 복장 역시 개인의 선택이다.

또한 대표실이 없다. 이용우·윤호영 대표 모두 일반 직원들과 같은 책상에서 업무를 본다. 대화가 필요할 때는 직접 직원의 자리로 찾아와 서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누군가에게, 팀장이든 부장이든 대표이든 아이디어를 발제하고 토론할 수 있다고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강조했다.

직원들을 위한 복지제도, 시설 역시 타행과 차별점을 뒀다. 가장 눈길이 가는 제도는 3년 근속시 주어지는 안식월(月)이다. 대학 교수들이 안식년(年)을 갖는 것처럼 3년을 근무하면 한달의 안식월이 주어진다. 안식월에는 휴가비까지 제공돼 여행을 떠나는 직원도 있다. 반반차 제도는 하루의 반에 반을 더 쪼개 2시간 연차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 개인 사정으로 일찍 퇴근해야할 일이 있을 때 유용하다. 무엇보다 본인의 휴가는 본인이 직접 결재한다. 휴가를 쓸 때 눈치보지 않을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카카오뱅크 사무실 내에 마련된 휴게공간 '피곤헷징'. /사진=한국카카오은행

사내 휴식공간 '피곤헷징(hedging, 경제/경영 용어로 위험을 회피한다는 의미)'에는 2층 침대가 있다. 남성전용, 여성전용 분리돼 있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카카오뱅크는 직원들의 업무능력 및 성과를 등급별로 평가해 임금에 차등을 두는 제도인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공개한 2017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임원을 제외한 카카오뱅크 일반 직원 평균 연봉은 4900만원이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2017년 4월 5일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후 보수지급이 시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직원 개별 연봉제로 운영되는 카카오뱅크는 출범 첫해 '본인가'와 '영업개시'라는 단일 목표를 두고 전 임직원이 달성해 연봉에 반영됐다.

평균 연봉은 타행에 비해 적을 수 있으나 자유로운 업무 환경, 복지가 강조된 카카오뱅크. 그곳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영어 이름이 필수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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