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가 외국인 추가 매수여력 최대 10조원 전망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을 등에 업고 2200선까지 올라섰다. 미·중 무역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된 덕분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지에 대해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203.42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수는 지난 1월 2일 연초 대비 9.62% 상승했다. 외국인은 이날 1600억원을 사들이며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 외인, 올 들어 4조3000억원 순매수

외국인은 올 들어 매수 랠리를 펼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지난 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1조60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 역시 3조300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지난해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팔자’ 기조를 보였다. 올 들어 교착 상태에 빠졌던 무역협상이 진전된 데다 연준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입장을 시사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자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또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예고에 경기 둔화 우려가 감소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강도 완화 가능성,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안정, 원자재 가격 강세 등 신흥국·가치주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며 “신흥국 내에서 가치 성향을 가진 국내증시에 유리한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 “외국인 매수 여력 5조~10조원 내외”

지난달 국내증시가 가파르게 반등한 만큼 이달 들어선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차익 실현 심리 등도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 1분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는 가운데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되고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경기 선행지수 또한 2개월 연속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패시브 중심의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의미해 국내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보통 6개월 누적 기준 10~15조원까지 매수세를 이어가는데 현재 5조원 내외에 불과하다”며 “외국인 매수 여력은 5~10조원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상승세와 기술주 강세를 고려하면 최대 2분기 더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올 들어 외국인이 국내증시를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한 종목의 성과가 좋았다”며 “수급 요건과 이익 등을 고려했을 때 삼성물산, 삼성전기,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반면 이달부터 ‘약(弱)달러’ 현상이 약해지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돌아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달의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와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에 따라 달러 약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연준 외에도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한 데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우려와 달리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달러 약세 흐름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달 국내증시를 이끌었던 외국인 순매수 추세를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가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모멘텀(상승 동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이번달 유효한 모멘텀은 1분기 실적 발표 전 낙관적 전망, 경기 부양책 및 2차 북미정상회담 수혜 기업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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