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드수수료 인하탓...정부 반감?
우리카드는 지난달 1일부터 올 연말까지 우리 개인 신용카드로 대학교 등록금 납부시 2~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리카드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유통사를 비롯한 각 가맹점에서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이벤트가 한창인데 카드사들이 대목을 두고도 잠잠한 상태다. 예년 같으면 카드사들도 2월부터 3월초까지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대학등록금 무이자 할부부터 교복·전자제품·외식 등의 무이자할부, 캐시백, 경품 등의 혜택이 풍성했지만 작은 이벤트도 열지 않을 만큼 조용한 분위기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졸업·입학 시즌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우리카드가 우리 개인 신용카드로 대학교 등록금 납부 시 2~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 진행하고 있는 거 외에는 다른 카드사들은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아 이례적인 모습이다.

얼마 전 설 대목에도 카드사들은 설 이벤트를 지난해 보다 절반 규모로 축소했다. KB국민카드는 30%,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도 20%씩 관련 이벤트를 줄였다. 이러한 마케팅 축소 분위기가 졸업·입학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당국의 마케팅 축소 압박에 따른 카드업계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다.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침에 따라 지난 달 31일부터 신용카드 우대수수료 혜택대상이 연 매출 5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으로 확대됐다.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손실액이 연간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마케팅비를 줄여 손실액을 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마케팅 비용 축소 압박으로 알짜 카드를 단종 시키거나 무이자 할부 등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이자할부의 경우, 카드에 탑재된 서비스가 아니라 카드사들이 고객확보 차원에서 자신들의 비용을 들여 프로모션을 해왔다. 하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상시 제공되던 무이자 할부를 시즌별로 전략적으로 제공할 방침이어서 계속 축소되는 분위기다.

아울러 졸업·입학 시즌 같은 이벤트성 혜택 역시 줄일 수밖에 없다. 설·추석 명절, 겨울 스키장과 여름 워터파크, 백화점과 쇼핑몰 연계 이벤트 등 일회성 마케팅 비용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 이유다.

특히 항공 마일리지 무제한 적립이나 공항 VIP 라운지·레스토랑 무료 이용 등이 과도한 부가서비스 사례로 우선 지목됐다.

당국은 모든 카드 혜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포인트 적립과 할인, 무이자 할부 등 카드 상품의 부가서비스 중 과도한 부분을 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소비자에게 카드 혜택 축소로 인한 피해로 고스란히 전가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축소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 포스(TF)’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조심스러운 반응이며, 마케팅 계획 잡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혜택 축소로 인한 고객 이탈 우려가 있지만 수익성 악화와 당국의 마케팅 축소 압박으로 마케팅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