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추락' 정유업계에 봄날은 올까?
'날개 없는 추락' 정유업계에 봄날은 올까?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2.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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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에 재고평가이익 돌아서고, 'IMO 2020' 호재로 작용할 것"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유가약세로 지난해 '날개 없는 추락'을 경험한 정유업계가 올들어서도 울상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급락에 대규모 재고평가손실과 정제마진 악화로 인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새해 들어 국제유가는 소폭 반등했으나 회사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있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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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는 지난해 4분기에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여파를 피하지 못하며 약 1조1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진=각 사 홈페이지

◆ 국제유가 급락 직격탄…석유제품 팔면 팔수록 손해 

8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는 지난해 4분기에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여파를 피하지 못하며 약 1조1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은 물론 정제마진 악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정유 4사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조원대(4조6960억원)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애초 기대했던 8조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국제유가 급락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2014년에 이후 4년 만에 재현된 '어닝쇼크'였다. 

3분기까지 고유가 기조를 유지했던 국제유가의 끝없는 하락이 정유 4사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국제유가(WTI 기준)는 3분기까지 70달러 선을 유지하다 10월 3일에는 76.41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 이란산 원유 제재에 예외국 인정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산유국 감산 압박 등이 이어지며 12월말에는 42.5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유가하락의 여파로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1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 하락했다. GS칼텍스는 1조234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8.3%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년 대비 41.9% 떨어진 6610억원을 기록했고, 에쓰오일은 전년 대비 50.4% 하락한 68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 토막 난 성적표를 받았다.  


유난히도 추웠던 2018년을 보냈던 정유업계였지만, 올해 초 역시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정유·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유사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배럴당 1.7달러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7일 기준으로 국제 휘발유(92옥탄가) 가격은 61.52달러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62.51달러)보다 더 낮게 책정됐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휘발유를 포함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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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는 올해 2분기부터 반등을 시작해 3~4분기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 재고평가이익 개선…2분기 지나면 업황 개선될 것

다만 올해 전망까지 마냥 어두운 것은 아니다. 업계는 올해 2분기부터 반등을 시작해 3~4분기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올해 1분기에는 더 이상의 재고평가손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기준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두바이유 가격은 각각 52.64달러, 62.5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최저점(42.53달러·49.52달러)와 비교해 각각 23.77%, 26.23% 상승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월부터 국제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재고평가손실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크진 않겠지만, 1분기에는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제마진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계절적 성수기를 대비하기 시작하는 2분기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업계 성수기를 대비하는 2분기부터는 세계적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제마진을 비롯한 업황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제해사기구(IMO) 2020(황 함량 규제 정책)'은 정유업계로선 호재로 다가올 전망이다. IMO는 선박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 비율을 3.5%에서 0.5%로 감축하는 규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조선사는 탈황장치(스크러버) 설치보다 저유황유 사용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는 올해 3~4분기에 'IMO 2020'에 맞춰 고부가 석유제품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석유 수요 증가보다 정제설비 증가분이 높을 것으로 보여 어려운 한 해가 될 수 있지만,  황함량 규제에 따라 고부가 석유 제품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