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어 ‘둔촌주공 재건축’…1만2032가구 매머드급 탈바꿈
건설사들 수주 열기↓ vs. 수요자들은 여전히 관심↑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2월은 전통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로 여겨지지만, 올해는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물량을 시작으로 비교적 많은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관련 시장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서 나오는 재건축·재개발 주택 일반분양 물량은 1만2313가구로 지난해 계획물량(7086가구)의 약 1.7배, 지난해 실적(4219가구)의 약 2.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연초에 조사됐던 계획물량의 절반도 못 미친 분양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얼마나 높은 실적을 기록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석면 철거공사를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외경. 사진=연합뉴스

◆ 주요 단지는 어디

재건축 일반분양 아파트들은 강남권에 몰려 있다. 그 중에서도 ‘대어’는 둔촌주공 재건축이다. 오는 9월 강동구에서는 1만2032가구의 매머드급 규모로 탈바꿈하는 둔촌주공이 분양에 들어간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했으며 일반분양만 5056가구다. 대단지인만큼 전용면적도 29~165㎡로 다양하게 나온다.

대규모 재정비촉진지구 및 재개발 프리미엄의 중심지인 청량리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 중 하나다. 2월 분양 예정인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는 최고 40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총 220세대 중 203세대가 일반분양된다.

서초구에서는 GS건설이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헐고 1446가구를 짓는 서초그랑자이를 6월 분양한다. 현대건설은 방배동 방배5주택재건축 구역에 짓는 3080가구를 11월에, 삼성물산은 반포동 신반포3차 아파트를 헐고 2971가구를 짓는 래미안 아파트를 12월 분양할 계획이다.

강남구에서는 현대건설이 일원동 일원대우아파트를 헐고 173가구를 짓는 디에이치 포레센트를 4월 분양한다. 삼성물산은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아파트를 5월, 대우건설은 대치동 구마을1지구 재건축을 통해 450가구를 8월에 선보인다. 10월에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개포주공1단지를 헐고 6642가구를 공급한다. GS건설은 하반기 중 개포주공4단지 3343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 건설사들 수주 열기 식고 있어 vs. 주택 수요자들 관심 여전히 뜨거울 것

지난 몇 년간 재건축과 재개발 물량은 연초 건설사들이 밝힌 계획과 비교해 실제 분양까지 이뤄지는 실행률은 50%를 밑돌았다. 올해는 지난해에 분양을 못한 물량들이 넘어오면서 계획물량이 증가했다. 정비사업 특성상 조합내부의 분쟁이 있을 수 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 지연 등도 변수인 만큼 분양 일정은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이 시장의 성패를 예측하는 전망도 갈리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으로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고 있어 건설사들이 재건축 시장에 발을 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건설사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해 자동 유찰되거나 조합과 시공사 간의 이견으로 시공사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추가 분담금 등으로 사업 환경 자체가 선뜻 뛰어들기에는 어려워졌다”며 “규제가 없을 때야 ‘황금알’이었지, 기존 주택시장의 침체까지 시들한 열기에 힘을 보태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은 위치가 양호하고 선호도가 높아 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둔촌주공, 개포주공, 무지개아파트 등 대규모 단지들이 분양을 준비 중이라 선택의 폭이 넓다”면서 “강남권 분양물량은 중도금대출 안되고 자금조달계획도 제출해야 하는 등 깐깐한 조건인 만큼 철저한 계획을 세워 청약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올해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의 수도권 분양이 많아 청약대기자에게는 도심 내 우수한 입지에 청약을 노려볼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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