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캐릭터 / 사진 = 리니지 홈페이지

[한스경제=김덕호 기자] 엔씨소프트가 최대 1000억원대 사기 피해가 예상되는 'NCID 사태‘에 대해 “사실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계정 거래 및 도용 사실을 담은 공식 커뮤니티 게시글이 삭제되고 있고, 회사측 역시 이를 방관하는 모습을 보여 네티즌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게임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엔씨아이디(이하 NCID)’는 엔씨소프트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 계정의 제3자 구매 및 이용을 중계하는 서비스다.

이용 약관상 온라인 게임 계정은 제3자에게 매매 또는 양도할 수 없지만 NCID는 자체적으로 계약서를 제작, 이를 통해 6년간 계정 거래를 중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 가입자(계정 판매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구매자의 계정을 무단 회수할 수 있는 점을 일종의 ‘약속어음’ 형태로 해결했다. 거래되는 캐릭터에 ‘근저당’을 잡은 후 계약이 이행되지 않으면 이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경영난이 심해지고, NCID를 운영하던 이 모 대표가 사업체를 정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대표 이 모 씨가 ‘태산군주’라는 BJ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예상 피해자는 3000여명에 달한다. 또 8000만원 이상의 피해를 주장하는 게이머가 등장하는 등 예상 피해액이 300억~1000억원에 달할 것 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이 사건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반응이다. 게이머들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리니지 게시판에는 관련 글이 게시될 경우 삭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게이머들은 엔씨소프트가 해당 문제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법적 책임을 피하려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한 게이머는 "최소 6년간 계정 거래가 이어졌지만 이에 대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방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계정 거래나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 사이트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게이머는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현질(현금거래)이 없으면 게임의 몰입도나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 이라며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관련 아이템 거래 사이트나 계정거래 사이트의 거래에 대해 적극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게이머의 주장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이용자간 계정의 거래,양도 등이 확인 될 경우 약관과 이용정책에 따라 계정을 이용제한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엔씨엔터테인먼트는 리니지 서비스 회사인 엔씨소프트와는 이름만 유사할뿐 아무런 관계가 없는 업체”라며 “계정거래 사이트의 경우 엔씨소프트와 관계가 없고, 이에 실태를 알아도 합법적인 선에서 이를 관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NCID 사태는 관리 계정 수가 2000~3000개 이상으로 급증하고, ‘리니지 리마스터’의 출시가 임박해지면서 문제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계정 판매자들이 업그레이드된 게임을 즐기기 위해 무단으로 계정을 회수하는 일이 잦아졌고, 이에 NCID측이 계정 구매자들에게 보상해야 할 금액이 늘어서다. 자금난이 시작되자 NCID 이 모 대표는 자사가 관리중인 계정에 접속해 게임 아이템을 탈취하고, 이를 현금화 시키기도 했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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