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최근 수익성 악화로 위기에 빠진 카드사들이 디지털 활로 개척에 사활을 건 가운데, 광고에서도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TV광고는 줄어들고, 2030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유튜브 SNS광고부터 웹드라마 형식의 신선한 시도까지 독창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웹드라마’로 자연스러운 소통 시도

카드사들은 거부감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공감하고,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방안으로 웹드라마를 선택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 확산에 따른 미디어 환경 변화와 광고회피 현상의 심화로 전통적인 광고로는 소비자에게 노출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 한 것이다. 웹드라마는 SNS나 유튜브 등 온라인이 주 채널이며 회당 길이가 짧아 ‘스낵컬처’의 대표 장르 중 하나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카드사 중 신한·우리·현대·하나·BC카드 등은 TV광고를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업계 불황으로 광고·마케팅 비용 감축을 위한 노력도 반영된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SNS를 통한 공유와 확산의 영향력이 커지는 요즘 기업의 일방통행 식 메시지로는 소비자와 소통하기 어렵다”며 “거부감 없이 브랜드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소통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웹드라마 ‘워크앤러브 밸런스(Work&Love Balance)’ . /사진=우리카드

지난달 우리카드는 웹드라마 ‘워크앤러브 밸런스(Work&Love Balance)’로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웹드라마는 여주인공이 예기치 못한 이별과 위기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지만 ‘워라밸’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가며 이를 극복해 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해당 드라마 여주인공의 직업이 디자이너로 설정 되어있어 직장인 특화 신상품인 ‘카드의정석 위비온플러스’ 카드와 ‘카드의정석 SSO3(쏘삼)’ 체크카드가 극 중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광고에 대한 거부감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티저 영상과 에피소드 1, 2편은 열흘 남짓한 기간에 누적 조회수 270만회 이상을 기록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드라마에 대한 댓글과 공유가 이어지면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카드사 중에서 가장 먼저 웹드라마를 선보인 곳은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는 콘텐츠그룹 ‘72초TV’와 함께 웹드라마 ‘클라이맥스 전문가’ 등을 선보였다. 이 콘테츠는 빠른 전개와 내레이션을 통한 독특한 구성으로 유튜브 조회수만 140만회를 넘기도 했다.

또 지난해 현대카드는 ‘콬TV’와 함께 ‘김팀장의 이중생활’이란 웹드라마를 제작해 큰 호응을 얻었다. 10분 내외의 영상으로 총 3편이 제작됐으며 198만회 이상 재생됐다. 이 웹드라마는 직장에 다니면서 퇴근 후에는 뷰티 유튜버로 활동하는 김 팀장의 에피소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현대카드를 노출시킨 것이 특징이다.

◆친숙한 콘텐츠 담은 유튜브 광고 인기

신한카드 신한페이판 광고. /사진=신한카드

12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신한PayFAN'(신한페이판) 광고가 2030세대 유트브 주 사용 연령대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광고는 '사고(BUY)', '사는(LIVE)' 것을 신한페이판 '타임라인'으로 연결해 재미있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신한카드 신한페이판 광고 . /사진=신한카드

이번 광고로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회 돌파 및 댓글 3000여개가 달렸다. 광고 이후 신한카드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 고객 수도 1만2000명이 증가하며 10만명에 육박하는 등 디지털 매체에서 고객과의 소통에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SNS 해시태그로 주요일상 키워드 공감과 더불어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시아(Sia)'가 부른 '호 호 호'라는 세련된 배경음악도 곡명 문의 및 SNS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문화 마케팅으로 유명한 현대카드 역시 공식 계정 10만 이상의 높은 구독자 수를 기록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2분 내외의 짧은 클립 영상으로 구성된 ‘현대카드 HOW TO’를 연재 중이다. 해당 영상은 현대카드 포인트 사용이나 혜택 등의 정보를 짧고 간결하게 보여준다. 또 현대카드는 지난 2012년부터 제주도의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ASMR’ 영상으로 ‘가파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카드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 내 ‘카드사 직원들이 말하는 이야기_삼카TV’ 콘텐츠를 선보였다. 삼성카드 직원들이 직접 영상 제작에 참여해 ‘해외여행 카드사용 꿀팁’이나 ‘군인들의 쇼핑 꿀팁’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유트브 채널을 관리한다.

국민카드 '트와이스' 유튜브 광고. /사진=KB국민카드

KB국민카드는 인지도 높은 연예인을 통해 공식 채널을 관리하고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등장하는 ‘KB국민 The Easy 카드’, ‘KB국민 워킹업카드’ 영상은 각각 4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 외 박서준, 유인나, 이재훈, 이유리, 이동욱 등 다양한 인기 스타를 활용해 상품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만 하나카드는 3년 전 ‘하나멤버스 1Q카드 극장광고’ 영상을 마지막으로 유튜브 채널 관리가 중단돼 카드사 중 유튜브 마케팅에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의 손흥민 광고가 유튜브 조회수 1000만 뷰 이상을 달성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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