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2일 수원지검서 피고발인 신분 첫 소환조사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이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최준석 기자] “국가 기능을 제자리로 정상적으로 돌려놓기 위해 국민 여러분께 청와대의 범법 행위를 고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2일 오전 10시 검은색 코트에 검은색 넥타이를 하고 수원지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한 김태우(44) 전 검찰 수사관(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 수사관)은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자신의 속내를 밝혔다.

김 전 수사관은 작년 12월 청와대 특감반 파견 당시 민정수석실 이인걸 전 특감반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등  '윗선'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 전 정권 인사 블랙리스트 작성, 친 여권 인사들에 대한 비위 감찰 무마 등을 폭로했고, 청와대 측은 이를 부인하며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그가 공개한 특감반 감찰 첩보보고 문서 목록에는 전직 총리 아들의 개인사업 현황, 민간 은행장 동향 파악 등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그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인걸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사반장이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수사상황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인걸 당시 청와대 특감반장이 2018년 7월 25일 오전 11시 11분, 텔레그램 단체방에 드루킹이 60기가 분량의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특검에 제출했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 링크를 올렸다"며 "'이것이 맞는지, USB에 대략 어떤 내용 있는지 알아보면 좋겠는데'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즉 '이인걸 반장은 드루킹 특검 수사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 받은 것'이라고 김 전 수사관은 전했다. 

그는 이어 “온 국민의 관심사인 드루킹 특검 수사 상황을 청와대가 알아본 이유는 무엇일까. 청와대에서 드루킹 특검 수사 상황을 가장 궁금해했을 사람은 누구였을까. 궁극적으로 청와대의 누가 드루킹 수사 상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을까. 그 답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 전 수사관의 검찰 출석에는 바른미래당 이언주 국회의원, 이준석 최고위원 등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또 김 전 수사관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 100여 명이 나와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김태우를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태우 전 수사관과 관련한 수사는 수원지검 외에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부지검에서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수원지검은 김 전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청와대의 고발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은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을 모욕죄로 처벌해달라는 김 전 수사관의 고소건을 각각 수사하고 있다.

수원=최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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