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사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은행주 주가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 하락세를 타고 있다. 우려됐던 판매관리비 등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탓이다. 올해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850원(1.83%) 내린 4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1일 종가(4만8600원)보다 6.38% 하락한 수준이다. 기업은행 역시 이날 1만3900원에 마감, 이달 초 대비 3.14% 내렸다. 

◆ 우리은행·KB금융 실적 부진…목표주가 줄하향

우리은행은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1158억원으로 2017년 4분기 대비 13.3% 줄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1736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자이익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희망퇴직비용 2040억원, 전산비용 50억원, 일회성 충당금 전입 1000억원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에 따라 지난달 9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오는 13일부터 우리금융지주로 전환 후 재상장 된다. 지난달 신한금융투자·유안타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실적 부진 전망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를 이미 내린 바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지주사 전환에 따른 비은행 강화 기대감과 높은 배당수익률 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다만 위험가중자산 계산 방식 변경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 하락과 예보 및 과점주주 관련 오버행 우려는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 또한 지난 8일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2017년 같은 기간보다 63.9% 감소한 20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4500억원에 크게 못 미친 셈이다. 1850억원 규모의 은행 보로금과 희망퇴직 비용 2860억원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 KB증권·KB손해보험 실적 역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 부진에 주요 증권사들은 KB금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IBK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각각 기존 7만8000원, 6만8500원에서 6만8000원, 6만38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 기업은행 실적 시장 예상치 부합…전망은 ‘글쎄’

기업은행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3021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8.1%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2891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NH투자증권·SK증권·키움증권 등은 기업은행을 은행업종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이 올해 은행주 최대 화두인 예대율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은 기업은행의 투자포인트 중 하나”라며 “또 지난해 1분기 역대 최대 수수료 수익을 기록한 타사와 달리 기저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상반기 증익이 기대되는 유일한 대형 은행주로서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은행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내렸다. 은경완 연구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1조8000억원 규모 초저금리 대출 공급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국책은행 배당 축소 관련 보도 등이 주가에 부담”이라며 “여기에 시중은행의 본격적인 중소기업 대출시장 진출로 시장 점유율 하락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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