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롯데카드·손보에 이어 ‘알짜’매물로 손꼽히던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와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등 10여 곳 이상이 참여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KB 금융그룹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롯데캐피탈 인수 등 외연확장을 통한 금융계 수장의  입지를 재구축하려고 한다. 신한금융그룹과의 1위 다툼에 윤 회장이 자유롭지는 않다는 게 금융권내 관측이다.

유력인수 후보였던 신한금융그룹이 발을 빼면서 롯데카드와 손보 인수전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MBK 파트너스와 양 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12일 실시한 롯데캐피탈 매각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오릭스 등 복수후보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한금융지주, 한화그룹, IMM PE는 불참했다.

특히 이를통해 KB 금융지주가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9년만에 1위 리딩금융그룹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KB금융은 롯데캐파탈 인수 참여가 LIG손해보험·현대증권에 이은 세 번째 인수합병(M&A) 도전장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예상과 달리 발을 뺀 이유가 롯데캐피탈이 알짜매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가격경쟁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캐피탈은 가계신용대출 등 소매 금융이 장점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7조5089억원으로 현대캐피탈, KB캐피탈, 현대커머셜에 이은 리스·할부금융 업계 4위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고 있는 롯데캐피탈의 매각가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몸값이 만만치 않다. 개인신용대출 등 개인금융에서 업계 선두두자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에 알짜 매물로 평가받는다.

KB캐피탈 영업수익 80%가량이 자동차금융에 치중해 있는 만큼, 롯데캐피탈의 ‘개인금융’의 강점을 업고 영업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양사가 합쳐지면 상당히 규모 있는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캐피탈사의 가계신용대출 채권액은 전체 자산의 30% 이하로 제한돼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롯데캐피탈의 가계신용대출 채권액은 1조8817억원으로 총채권액(6조2784억원)의 29.9%, 총 자산의 25.05%이다. KB캐피탈과 합병을 할 경우 총 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계신용대출 규모를 늘릴 수 있다.

시장의 또 다른 관심은 MBK파트너스의 ‘3사 패키지 딜’ 제안 여부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MBK가 롯데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롯데그룹과 패키지 딜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와 같은 PEF의 인수 실제 가능성은 어렵다는 평가다.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A-로 KB캐피탈과 동급이다. KB금융이 인수하면 현 상태에서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지만 PEF가 인수하면 신용등급 하락으로 조달 금리가 높아져 시장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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