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한금융, 핀테크 '토스'와 손잡고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참여
'핀크' 보유 중인 하나금융 "시장상황 검토중"
/사진=픽사베이,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국내 최대 포털업체 네이버의 이탈로 흥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던 제3인터넷은행 선정작업이 신한금융그룹의 가세로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간편송금, 조회, 뱅킹, 보험, 투자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Toss)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한다.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는 예비인가를 위한 추진단을 발족할 예정이라고 지난 11일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측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자 그 배경을 따지는 모양새다. 

신한 추진단은 컨소시엄을 구성, 참여사의 지분율, 자본금 규모 등을 결정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앞선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 금융시장을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신한금융은 토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 금융의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에서 그간 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금융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비바리퍼블리카 외에 카셰어링 업체 쏘카(SORCAR), 부동산 분양 정보 앱 다방 등 다양한 파트너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쏘카는 신한카드와 전략적 사업 제휴를 맺은 상태다. '쏘카 신한카드'를 발급받고 1회 이상 결제시 연회비 100% 캐시백 혜택이 주어지며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쏘카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부동산 관련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다방과 신한은행은 전월세보증금 대출한도 조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한금융과 함께 가장 유력한 제3인터넷은행 후보는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은 SK텔레콤과 합작으로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의 합성어, 인터넷·모바일 공간에서 결제·송금·이체, 인터넷 전문 은행, 크라우드 펀딩, 디지털 화폐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 기업 핀크(Finnq)를 출범시켰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제공업체 핀크는 무료송금 서비스, 캐시백 혜택, KEB하나은행을 통한 ATM출금이 가능한 입출금 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인터넷은행 진출시 유리하다. 2월 기준 가입자수는 189만명이며 297만명이 핀크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특히 최근 핀크카드 발급이 4만좌를 돌파, 1만좌를 추가 발급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한스경제에 "시장상황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핀크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하나금융이 51%)의 경우 제1기 인터넷은행 인가 당시 인터파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이때 고배를 마신 SK텔레콤은 하나금융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도 후보에 오를 수 있다. NH농협도 지난달 23일 금융감독원에서 진행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 참석했다. NH농협 측은 "시장조사 차원에서 참석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파트너사로 ICT(정보통신기술) 주력기업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에는 토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에는 핀크가 있지만 NH농협은 아직 구체적인 파트너가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진행된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 참석한 제1금융권으로는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이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카카오뱅크, 케이뱅크(K뱅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행보에 대한 귀추가 주목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최소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이다. 여기에 1대주주로 등극하기 위해 ICT주력기업이 최대 34% 지분을 보유할 수 있는데 업계에서는 3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이 2대주주로 10% 지분을 확보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12일 7500억원(1750만주) 규모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발행을 결의한 것을 두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실탄'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나름 신한금융의 행보를 점쳤지만 실제로 인터넷은행업에 뛰어들지는 미지수였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ICT(정보통신기술)주력 기업의 진출을 독려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운영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네이버에만 눈길이 쏠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허허실실의 전략처럼 조용히 토스를 파트너로 신사업 확장에 나섰다.

제3인터넷은행 선정에 대한 사업자들 관심이 식지 않았느냐는 흥행불발의 상황에서 신한금융과 함께 하나금융도 '핀크'라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은행권의 인터넷은행에 대한 영역확장 정책으로 흥행불발의 우려감은 최소한 흥행 점화의 시간을 맞았다.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은 2월 말까지다. 5월 중 예비인가 심사 및 결과가 발표되는 가운데 당국은 최대 두곳에 인터넷은행 인가를 내줄 방침이다.

권혁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