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CT 결합, 스마트 모빌리티 역량 강화 위한 인재 영입

외국인 임원 대거 등용, 순혈주의 버려

신입 및 경력 인재 채용 혁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다방면에서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뉴(nwe) 현대차'의 윤곽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사장단 인사로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의 개막을 알린 현대차그룹은 지속적인 인재영입을 통해 새로운 현대차의 밑그림을 완성해 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인재 육성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디자인과 판매 그리고 수소차 분야 등을 총망라하고 있다. 순혈주의를 버리고 다방면에서 인재 영입과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연어 연구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김준석 전 네이버랩스 리더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AI 전담 조직 '에어 랩'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네이버 제공

◆ICT 결합, 스마트 모빌리티 역량 강화

현대차는 ICT 기술을 결합한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 모빌리티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국내 자연어 처리 연구 분야의 전문가로 꼽히는 김준석 전 네이버랩스 리더를 AI 전담 조직인 '에어 랩(AIR LAB)' 총괄로 영입했다. 김 총괄은 네이버의 AI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 개발자로 앞서 8년 동안 LG전자에서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다 2007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김 총괄은 2017년 한국공학한림원이 발표한 '차세대 연구 주역'에 선정되는 등 국내 ICT 분야의 스타 중 한 명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딥러닝(심층 기계학습) 분야 전문가인 김정희 전 네이버랩스 인텔리전스그룹 리더를 현대차 에어랩을 총괄하는 임원(이사)으로 영입했다. 또 어랩을 포함해 신사업 연구를 총괄하는 전략기술본부를 이끌 수장으로 지영조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임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클라우드 전문가 김지윤 상무를 ICT기술사업부장 자리에 앉혔고, KT 출신 서정식 ICT본부장(전무)은 지난해 초 정보기술본부장(상무)으로 영입 1년이 채 안 돼 승진했다.

앞서 현대차는 로봇과 AI 등 미래 신사업에 5년간 23조원을 투자하고 4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정의선 부회장은 ▲차량전동화 ▲스마트카 ▲로봇·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등 5대 신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또 지난달 열린 'CES 2019'에 앞서 열린 '2019 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현대차는 2022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운행하는 커넥티드카를 1000만대로 늘리는 모빌리티(이동성)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 영입을 계속하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현대차 50여 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연구개발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연합뉴스

◆순혈주의 버렸다! 외국인 임원 등용 '눈길'

'정의선 시대'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들은 단연 외국인 임원들이다. 가장 주목 받은 인물 중 하나가 알버트 비어만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다. BMW의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 출신인 비어만 사장은 정 부회장이 2014년 말 현대차의 고성능차 브랜드 'N' 출범에 앞서 기술력 강화를 위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비어만 사장은 현대차 50여 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임원으로 연구개발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이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최고급차 브랜드 벤틀리의 수석디자이너를 지낸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각각 임명했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푸조 및 폭스바겐그룹에서 고급차와 대중차, 슈퍼카 디자인을 책임진 디자이너로 2016년 현대차의 일원이 됐다. 이후 현대차 및 제네시스 브랜드의 혁신과 차별화된 디자인 개발에 기여했다.

현대차는 또 BMW 고성능차 M 브랜드의 북남미 사업총괄 출신인 쉬미에라 부사장을 지난해 3월 합류시켰다. 쉬미에라 부사장은 BMW의 고성능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의 상품과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고성능사업부장을 맡았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대표 시절이던 2006년부터 외국인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시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던 피터 슈라이어(현 현대차 디자인경영 담당 사장)를 폭스바겐에서 데려온 건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가 출범한 2015년 말 폭스바겐의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 브랜드를 총괄한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부사장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제네시스 출범 초기 브랜드 전략과 신차 디자인을 맡아 제네시스의 성공적 안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2차례 정기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융복합 인재 확보를 위해 상시채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홈페이지

◆채용 혁신, 직무중심 상시공채 전환한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일선에서 일할 신입 및 경력 인재의 선발 방식에 혁신을 주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상시 공채로 바꾸고 채용 주체도 본사 인사부문에서 각 현업부문으로 전환해 직무 중심으로 선발한다. 연간 2차례 고정된 시기에 공채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제조업과 ICT가 융·복합하는 산업환경에 맞는 인재를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각 부문이 특정직무의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공고에서부터 전형, 선발 등 모든 채용과정을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산업환경에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지식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가 요구된다"며 "융합형 인재 형태는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부문별 채용공고로 요구하는 역량을 상세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미래먹거리 중 하나인 수소전기차 역량 강화를 위해 신입 및 경력 사원을 상시채용한다. 모집 직무는 모두 11개로 신입사원은 ▲연료전지시스템 설계 ▲연료전지시스템 평가 ▲연료전지시스템 제어 ▲연료전지시스템 기술경영 등 4개 직무에서 선발한다. 경력사원은 ▲막전극접합체(MEA) 설계 ▲연료전지 셀·스택 설계 ▲연료전지 시스템 설계 및 해석 ▲수소시스템 설꼐 ▲연료전지시스템 평가 및 스택 평가·진단기술 개발 ▲연료전지 시스템 제어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 ▲연료전지시스템 사업기획 및 사업개발 등 모두 7개 직무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개발을 위한 직무별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상시채용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상시채용은 연구개발(R&D) 부문 역량에 힘을 실어 미래 수소사회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앞으로도 수소전기차 분야 신규 충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대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