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토부, 14일 제주 제2공항 도민설명회 개최
정부 “제주 제2공항 건설, 현장 밀착형으로 전환해 추진할 것”
지역주민 “제2공항 강행,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잡음 많은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정부와 입지 주민 간의 대화 물꼬가 다시 트이게 됐다. 그간 제주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해 양측의 입장차가 계속해서 벌어져 왔는데 제2공항 기본계획 설명회를 계기로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4일 제주도 성산일출봉 농협사무실에서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타당성 재조사) 연구결과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기본계획 용역) 추진방향 등에 대한 도민설명회를 연다. 제주도는 도민설명회 이후 제2공항 검증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 제2공항은 최근 몇 년간 제주도를 달구는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였다. 국토부는 지난 2015년 11월 현 제주공항의 혼잡과 안전 위험, 지역 숙원사업 등을 이유로 제2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2025년까지 4조8700억원을 들여 연간 2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주 제2공항을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 측 반발이 여전하다. 제2공항 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의 활동은 지난달 말 종료됐다.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토위 활동 기간을 강제 종결한 국토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토부 “제주공항 혼잡도 세계적 수준”

국토부는 계획 수립단계부터 추진방식을 현장밀착형으로 바꿨다. 기본 계획을 세우는 첫 과정부터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현장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해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기본계획 용역 초기부터 반대 주민들이 우려하는 제주도 관광·환경 수용력 한계, 소음 피해, 지역 커뮤니티 훼손 등에 대한 보완방안을 용역과정에서 최우선으로 검토한다. 특히 제2공항 건설과 연계해 난개발을 방지하면서도 제주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전략도 의견수렴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하려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제주 제2공항 사업이 제주도의 오랜 숙원 사업이라는 점이다. 제주도는 항공교통 의존도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항공교통 인프라 확대는 오랜 기간 제주지역의 숙원사업이라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제주공항의 혼잡도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단일 활주로로 운영되는 전 세계 공항 중 두 번째로 혼잡하며, 김포-제주 노선은 전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노선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1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 지역주민·환경단체 “제2공항 강행,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

제2공항 사업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측은 공항 예정 지역의 안개 일수 등 통계 오류와 오름 훼손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지난 1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계획을 철회하라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들은 “국토부가 지난달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에서 3개월간 쟁점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고 설명했다는 것은 완전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산읍 후보지 주변 동굴과 철새도래지에 대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중대한 결함이 확인됐지만, 검증과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연환경 우려에 더해, 국토부의 제2공항 추진 명분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제주의 항공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제했는데 내국인 관광객은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 방문 국내외 관광객은 1431만3961명으로 전년(1475만3236명)보다 43만9275명(2.98%) 줄었다.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1308만9129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43만3503명(3.2%), 외국인 관광객은 122만4832명으로 5772명(0.47%) 감소했다.

이들은 “검토위는 이 같은 쟁점을 충분히 토론하고 도민 의견을 수렴해 권고안을 작성해야 했으나 현재 국토부가 검토위에 대해 강제로 활동 종결을 한 상태”라며 “이 같은 중대한 결함을 덮어두고 제2공항이 강행된다면 결국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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