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해 절반 이상 감소한 영업이익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모빌리티, 페이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전년 대비 22.5% 증가한 2조41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56% 감소했다. 시장 기대치였던 900억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731억원, 영업이익은 43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 역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87.7% 하락한 수준이다.

모빌리티, 페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진출하며 마케팅비, 인건비 등이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신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인건비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2018년 12월말 기준 직원 수는 7275명으로 2017년 말 5832명보다 24.8% 증가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영업비용으로 2조3437억원을 지출했는데 이중 인건비로 4652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준이다.

이처럼 인력 확대 등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지난해 회사의 매출을 견인한 사업은 광고, 콘텐츠 등 기존 주력 사업이다.

포털, 메신저 등을 통해 창출한 광고 매출은 66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게임, 이모티콘 등이 속한 콘텐츠 사업 매출은 1조2093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많은 투자를 한 신사업은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카풀 사업은 택시 업계의 반발로 시범서비스 일정을 미뤘고 금융 사업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계열사 누락신고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며 제동이 걸렸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한 대주주는 증권·금융업에 진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 추진했던 코리아센터와의 M&A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신사업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자 카카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여민수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까지 필요한 인력 투자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며 "올해 신규 인력 채용 규모는 작년보다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신사업 투자 역시 지난해 상당부분 마무리 됐다"며 "매출에서 차지하는 투자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 측은 올해 20% 이상의 매출 성장과 하반기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여 대표는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큰 카카오톡 신규 광고 모델을 출시한다”며 “광고 매출은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 만큼 영업이익 뿐 아니라 광고 매출의 2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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