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천공항 환전소는 입점하려고 성황, 김포공항 청주공항 등은 영업점 유찰
인천공항은 대한민국 입구라는 상징성, 많은 유동인구로 KEB하나·신한·우리은행 입점
반면 김포·청주공항은 유찰…공항공사, 계속 유찰되자 96억원으로 줄여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공항협의회(Airport council International)가 선정하는 최우수 서비스 공항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인천공항에서는 90개 항공사가 취항, 전 세계 59개국 188개 도시로 운항하고 있다. 현재는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로 나뉘어 운영 중이다.

환전은 여행에 있어 필수 코스다. 최근 모바일앱을 활용한 환전이 활성화돼 있지만 급한 경우 공항 환전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인은 대부분 공항 환전소를 방문한다. 17일 기준 제1여객터미널에는 KEB하나은행 영업점(지하 1층 서편)과 환전소가 8개(24시간 운영 두곳), 신한은행 영업점(교통센터 지하 1층 동편)과 환전소가 8개, 우리은행 영업점(지하 1층 동편)과 환전소 8개(24시간 운영 한곳)가 있다.

제2여객터미널에는 KEB하나은행 영업점(지하 1층 동편)과 환전소 4개(24시간 운영 한곳), 신한은행 영업점(지하 1층 서편)과 환전소 5개, 우리은행 영업점(지하 1층 동편)과 환전소 5개(24시간 운영 한곳) ATM 1개가 입점해 있다.

◆ 인천국제공항, 과도한 임대료에도 '인기'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및 환전소 시설 사용료, 즉 임대료는 1130억원이었다. 면세점 임대료는 1조279억원에 달했다. 항공수익은 8164억원으로 총수익의 33.6%에 불과했다. 수익의 대부분을 임대료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 주요 공항들은 항공수익 비중이 60% 안팎이다.

과도한 임대료의 첫번째 이유는 입찰 참여 업체가 직접 임대료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인천공항의 은행 입점은 최고 입찰가로 결정된다. KEB하나은행은 2017년 연간 임대료로 583억3000만원, 월평균 48억6000만원을 지불했다. 우리은행은 306억7000만원(월 25억6000만원), 신한은행은 240억4000만원(월 20억원) 수준이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4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운영권 입찰에서 탈락했다. 이에 KEB하나은행 지점에서 외화 실물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지난해 12월 19일 계약 만료로 이마저 종료됐다. 2017년 6월 진행된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찰에서도 떨어졌다. 대신 서울역 환전센터와 외화 ATM기기를 운영 중이며 원하는 장소와 날짜에 우체국 택배로 받을 수 있는 'KB-POST 외화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은행이 과도한 임대료에도 영업점과 환전소를 운영하고, KB국민은행이 계속해서 입점을 시도하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할 때 환전소를 운영하는 은행을 보고 그 나라 대표 은행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글로벌 사업 등을 고려한다면 공항 입점은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료가 비싼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운영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청주국제공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 김포·청주공항은 거듭된 유찰

반면 상대적으로 국제선이 적은 김포공항과 청주공항은 인기가 없다. 공항공사는 김포·청주공항을 A권역, B권역으로 나눠 향후 5년간 영업점, 환전소, ATM기기 운영을 조건으로 처음 제시한 연간 임대료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424억6000만원이었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6차례에 걸쳐 김포공항과 청주공항 은행 운영자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은행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하는 등 유효경쟁 불발로 유찰됐다. 결국 공항공사는 최소 임대료를 각각 96억원씩으로 낮췄다.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211억원으로 하루에 6000만원 가까운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나마 최근 신한은행이 김포공항 국내선 서편 영업점과 청주공항 영업점이 포함된 B권역에 대해 수의계약을 하면서 공항 내 환전소가 없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 신한은행은 연간 임대료 96억원 중 김포공항에 94억5600만원, 청주공항에 1억4400만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협의했다. 기존 우리은행 청주공항 출장소는 계약 만료로 철수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3년 수익 부진 이유로 청주공항에서 철수한 바 있다. 당시에도 청주공항 입찰에 응찰자가 없어 김포공항과 패키지로 묶어 우리은행이 들어간 전례가 있다.

한 관계자는 "김포공항과 청주공항은 국내선 위주로 운영돼 마케팅 효과가 떨어진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적자 운영이 뻔한 일부 공항에서 무리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항공사의 임대료 수익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기관인 인천국제공항이 입점 업체들의 고통을 분담하려는 자세가 부족하다"면서 "적절한 임대료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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