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데이터센터 늘리는 구글…韓 반도체 ‘봄’ 맞을까
美 데이터센터 늘리는 구글…韓 반도체 ‘봄’ 맞을까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9.02.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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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14조원 투자 데이터센터 확충...美 거점 늘린다
'큰 손' 구글 움직임에 국내 반도체 업계 '주목'
구글이 14조원을 투자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 거점을 24개로 확충하기로 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큰 구글의 대규모 사업 확장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사진=flickr
구글이 14조원을 투자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 거점을 24개로 확충하기로 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큰 구글의 대규모 사업 확장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사진=flickr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구글이 미국 전역에 14조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확충에 나선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인프라 투자 규모를 크게 줄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반도체업계 실적 하락의 주 원인으로 글로벌 IT기업의 투자 감소가 꼽힌 가운데 올해 구글을 시작으로 ‘데이터센터 훈풍’이 반도체 업계로 퍼질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구글, 클라우드 시장 공략…美 거점 24개로 늘린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올해 130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들여 미국 곳곳에 데이터센터와 사무실을 새로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네바다·오하이오·네브래스카 주에 새 데이터센터를 추가 증설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에 구글의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사업거점이 있는 곳도 규모를 크게 확장한다. 텍사스·매사추세츠주에 새로운 사무실을 세우고 일리노이·위스콘신·워싱턴·조지아주의 오피스는 크게 증축한다. 버지니아주의 인력은 2배 가까이 늘리고 데이터센터 공간도 확충한다. 이런 식으로 미국 내 거점을 24개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구글의 사업 확장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우위를 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 32%, MS 14%로 둘을 합치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구글을 비롯한 나머지 업체들은 한자릿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새 데이터센터 건설은 이용자들과 고객들에게 보다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구글은 미국 전역으로 거점을 늘려 본격적인 시장 장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간 기존 근거지인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사업공간을 꾸렸지만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방송은 구글의 데이터센터 확충 계획을 두고 “구글의 미래는 실리콘밸리 너머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1만명을 고용하고 90억달러를 투자했다”며 “새 데이터센터 투자는 수만 명의 직원을 신규 고용하고 해당 지역의 건설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용자들과 고객들에게 보다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메모리 수요 살아날까…韓 반도체 업계 주목

구글의 움직임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둔화가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FAANG’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올해로 유보했기 때문이다.

그간 메모리반도체 슈퍼 호황을 견인해오던 IT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최소화하면서 반도체 수요는 급감했고 가격은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2% 줄었고 평균판매가격은 11% 내렸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0% 늘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1%나 크게 떨어졌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늦어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늦어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늦어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부터 시설투자를 크게 늘렸고, 지난해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올해로 대부분 유보했다는 점에서 침체됐던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FAANG 기업의 3분기 시설 투자는 부진했지만 4분기 시설투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 시그널로 판단된다”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재고 조정이 끝나면 서버 시장에서의 수요 회복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걸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거시 경제 측면에서 중국 경기나 미·중 상황, IT기업의 재고 조정 상황 등이 있다”며 “올해 하반기로 가면서는 서버 고객들의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발표나 계절전 이벤트, 상반기 내에 재고 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재고 안정화에 따라 시장 수요는 회복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 수요 둔화가 안정되고 하반기를 지나 2020년까지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