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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권혁기 기자] 다음달 1일 미중 무역갈등 유예기간 종료일을 앞두고 양국간 무역협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협상 타결 보다는 관세 인상 유예기간을 연장하며 추가 협상의 여지를 만들어 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주 연고점을 경신한 달러화가 점차 약화될 전망이다.

◆ 지난주: 달러지수의 연고점 경신

지난주 달러화는 강세였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전월대비 둔화됐지만 물가 상승률은 2.2%로 높았다. 이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달러화 강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로존의 12월 산업생산이 전년대비 4.2%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 압력을 시사한 점 역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외환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에 강달러화는 상승이 제한됐다"며 "이후 위안화 낙폭 축소와 결제 수요 등이 고점을 높였으나 미·중 긴장 완화 뉴스들과 주가 상승으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소매판매 부진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산안에 서명한 후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혀 전반적인 위험자산 기피 심리를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애널리스트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민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와 공화당은 초당적 예산안 승인과 별개로 국가비상사태 선언을 통해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추가자금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위험자산 선호심리 위축과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됐다"면서도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로 엔화를 제외하면 달러의 안전자산 위상을 대신할 통화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투자심리 훼손에 무게가 실리며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원화는 달러화의 강세로 변동 폭이 확대됐는데 위안화 가치의 안정적 흐름이 이어지면서 원화의 약세 폭을 제한했다. 엔화 환율은 111엔대까지 상승하면서 약세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화도 엔화 약세를 견인했다.

◆ 美·中 무역협상 시한 연장될까?

현재 세계의 이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쏠려 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는 1115원에서 1135원이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이 경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되면서 달러화의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반면 중국은 무역갈등 완화 및 수입 증대 등을 위해 위안화의 강세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원화는 점차 강세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박재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협상 진전 기대로 위험선호 심리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과 중국의 실물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 방침에 따른 정국의 불확실성 확대는 위험자산 상승폭을 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박 연구원은 "미국의 셧다운 우려 완화도 달러 강세를 견인했지만 소매판매 부진으로 미·유로존 간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 축소에 따라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시한을 3월 1일에서 60일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미·중 정상회담이 3월로 예견되고 있는 만큼 무역협상 시한의 연장은 가능한 카드로 판단된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도 빨라야 6월께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 위험선호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달러는 위험선호에 따른 지지력은 희석되겠으나 상대적으로 큰 하락은 어려울 것"이라고 첨언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주 경제지표 스케줄 중에서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유로존 2월 PMI(구매 관리자 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FOMC 의사록에서는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금리인상 인내 기간 및 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나 대차대조표 축소(QT) 속도 조정과 관련된 논의 내용이 체크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또 "유로존 2월 PMI는 금융시장 상황 개선을 고려할 때 전에 비해 반등 가능성을 조금 높게 볼 수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결론 도출보다 관세전쟁 휴전 연장 쪽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이번주 주요 일정

19일(화): 미국 Fed 매스터 위원 연설, 한국 수출물가지수(% y-y), 유럽 경상수지(십억유로)
20일(수): 일본 수출(% y-y), 무역수지(십억엔)
21일(목): 1월 FOMC 의사록 공개, 미국 Fed 보스틱 위원 연설
22일(금): 미국 Fed 윌리엄 위원 연설, 한국 생산자물가지수(% y-y), 미국 기존주택매매(백만호), 유럽 소비자물가지수(% y-y)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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