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조금 혜택 폐지되는 2020년 이후가 진정한 승부처"
급증하는 수요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 진행中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자동차 배터리 3사가 지난해 중국과 일본 업체에 밀리며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했다. 전세계 전기차 답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시장 평균 성장률을 밑도는 것은 물론 경쟁업체와 비교해 시장점유율도 둔화됐다.
하지만, 배터리 3사는 현재 실적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 '中·日'에 밀린 LG화학·삼성SDI, 성장률 평균치 하회…SK이노베이션 10위권 밖
17일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연간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중국)이 파나소닉(일본·2위)을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가운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위, 8위, 1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약 97GWh로 전년 대비 64.0% 급증했다. LG화학은 약 7.4GWh로 전년 대비 46.8% 성장하며 지난해와 같은 4위를 유지했다. 반면, 삼성SDI는 약 3.0GWh로 성장률(28.0%)이 '톱10' 시장 평균(64.%)을 크게 밑돌아 순위가 전년 5위에서 8위로 세 계단 하락했다.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 2017년(LG화학-8.5%, 삼성SDI-3.9%)과 비교해 LG화학은 0.9%포인트 하락한 7.6%를, 삼성SDI는 0.8%포인트 떨어진 3.1%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한껏 고무됐다.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중국이 가장 많은 6개를 배출했고, 일본은 2개가 차지했다.
중국은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6개를 배출했다. CATL은 97.2%의 성장률로 전년(18.2%)보다 3.7%포인트 오른 21.9%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BYD는 80.8% 성장률과 12%의 점유율로 3위, 파라시스(Farasis·6위), 과오슈안(Guoxuan·7위), 리센(Lishen·9위), 이브(EVE·10위)가 뒤를 이었다.
일본은 2위 파나소닉과 AFCE(점유율 5위)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 세계적 기술력 보유…공정 경쟁 가능한 2020년 이후 위해 전사적 투자
이처럼 중국과 일본 업체에 밀려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현재 중국은 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등에 업고 있고, 일본은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지만,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현재 초기 시장으로 외부 요소에 일희일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주행 거리가 대폭 늘어난 3세대 전기차가 출시되고, 중국 정부의 자국 업체 보조금 지급이 폐지되는 2020년 이후에는 시장이 보다 안정화되고 성숙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조(兆) 단위의 거금을 투입해 생산 시설 확충하고 있고,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은 현재 초기 수준으로 중국업체는 정부의 보조금 혜택을 누리고 있고, 일본은 '테슬라'를 주요 고객사로 삼으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됐지만, 기술력이나 수주 잔량을 생각하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삼성SDI 역시 "자사를 비롯해 국내 배터리 3사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현재는 점유율보다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역시 2020년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글로벌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해당 생산설비들이 오는 2020년 이후 가동하면 이익(흑자) 실현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SK이노비에션은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준 사장은 "2025년까지 100억달러(1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투자가 진행되면 SK이노베이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100GWh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간 4.7GWh의 배터리 생산량은 2022년에는 60GWh 그리고 2025년에는 100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보조금이 폐지되는 2020년 이후가 진정한 승부처"라며 "현재 배터리 3사는 빠르게 성장 중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