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송진현] 최근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종영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자녀의 명문대 진학에 얼마나 병적으로 매달리고 있는가를 잘 보여줬다.

굳이 이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학벌 위주의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각종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실에 국민이라면 누구나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신한은행의 새 지휘봉을 잡게 된 진옥동 은행장 내정자(58)에게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고학력자가 즐비한 은행권에서 ‘고졸 신화’를 연출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전선에 나서더라도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 기존 위성호 은행장으로부터 인수인계 작업을 하고 있는 진 내정자는 3월에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은행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그는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뱅커의 길을 걷기시작했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진 내정자는 고졸 학력의 불리함을 딛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해 결국 1만3000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신한은행의 지휘봉을 잡게됐다.

물론 진 내정자는 은행에 다니면서 주경야독으로 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거쳐 중앙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보통 최초 입행 당시의 학력을 기준으로 평가하기에 진 내정자는 ‘고졸 신화’로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은행에서 고졸로 입행할 경우 대졸자들 틈바구니에서 스스로 위축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진 내정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한은행에서도 ‘엘리트’들만 간다는 오사카 지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그는 신한은행 근무 33년 중 14년을 일본에서 지냈다. 지난 2009년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이 인가를 받아 출범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SBJ은행 법인장 시절에는 제로금리 상황이던 일본에 1%대 예금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영업 아이디어로 일본 법인의 성장에 톡톡히 기여했다.

그는 온화한 리더십으로 은행 내부에서도 큰 신망을 얻고 있다고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력과 리더십를 겸비했가에 은행장까지 오를 수 있었던 셈이다.

자연스럽게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고졸출신 은행장 발탁’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신한금융 회장에 취임한 조회장은 이후 그룹 내 학벌보다는 실력 위주의 풍토를 조성해왔으며, 그의 이런 인사 스타일이 진옥동 내정자를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는 평가다. 타 금융권에서도 조 회장의 이 같은 ‘학벌 타파’ 리더십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으로부터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해 온 진옥동 내정자가 다음달 취임하기에 KB금융과의 엎치락뒤치락 리딩뱅크 승부에서도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지금 한껏 자신감에 차있다. <한스경제 편집인 겸 대기자>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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