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최종 확정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글로벌영업 위축 우려, 노조의 매각 반대 등으로 어수선한 모습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18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사임 표명으로 회사의 향후 글로벌 수주 활동이 이전만 못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어 "인수 본계약 체결 이후 진행될 실사 기간 동안 기술이 유출되면 노동자의 생존권은 보장받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18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성립 사장의 사임 표명으로 향후 글로벌 영업은 물론 생존권에도 악영햘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성립(왼쪽) 사장과 마란가스 스타브로스 하찌그리고리스 사장이 14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옥에서 LNG운반선 건조 계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47척 약 68억1000만달러 어치의 선박을 수주했다. 수주목표인 73억달러의 약 93% 수준이지만, 선박 수주 목표액(66억달러)을 약 3억1000만달러를 초과달성했다.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 경영에 성공했고 5000%대의 부채를 200%로 낮추는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붙였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정성립 사장의 퇴진이 향후 영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정 사장은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지난 1976년 동해조선공업에 입사해 조선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40년 넘게 국·내외를 오가며 인적 네트워크를 쌓았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그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영국, 그리스, 싱가포르 등 전세계를 누비며 일감 확보에 적극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슈가 불거진 이후에도 정 사장의 수주 활동은 계속됐다. 정 사장은 지난 14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옥에서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로부터 17만4000㎥ 규모의 LNG운반선 1척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정 사장의 사의는 채권단 등 외부를 통해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이와 관련해서 아직 내부적으로 정확히 오간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우려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아직 인수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계약 체결 이후에 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 한 관계자는 "인수가 최종 결정된다면 이후 고용 안정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8, 19일 이틀에 걸쳐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 외에도 산업은행 상경 투쟁, 조선업종노조연대 국회 공동기자회견, 범시민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매각반대 투쟁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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