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투업계 "농심, 주가 상승 위해 유가하락·수익개선 중 하나 필요"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농심이 오뚜기 진라면보다 값이 싼 ‘해피라면’과 ‘신라면 건면’ 등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50% 수성에 나섰다. 다만 하락한 주가를 반등시키려면 ‘유가 하락’이나 ‘자회사 흡수합병’ 중 하나가 충족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심 '해피라면'과 오뚜기 '진라면'. /온라인커뮤니티, 오뚜기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신제품 해피라면을 개당 700원(소비자가격)에 출시한다. 이는 경쟁사 오뚜기의 진라면(750원)보다 50원 저렴하다.

대형마트 기준으로도 한 묶음(5개)에 2750원으로 개당 500원대다. 이 역시 진라면 묶음(5개 2850원)보다 싸다.

해피라면은 지난 1982년 출시됐다. 1990년대 초 단종됐다. 최근 트렌드인 ‘뉴트로’(new+retro·새로운 복고) 열풍에 재출시를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같은 맥락으로 농심은 1999년부터 판매하다 2011년 생산을 중단했던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을 2016년 에 다시 내놓은 바 있다.

농심은 또 지난 7일 신제품 ‘신라면 건면’을 출시했다. 고유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해 칼로리를 일반 라면의 70% 수준으로 낮췄다. 소비자가격은 1000원으로 자사 ‘튀김우동면·짜왕’과 오뚜기 ‘진짬뽕·쇠고기미역국라면’ 등 프리미엄 제품(1500원)보다 낮다.

업계는 농심의 쌍끌이 전략에 대해 위협적으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오뚜기로부터 시장을 지킴과 동시에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승부수로 보고 있다.

농심 신라면 건면. /농심

실제 농심의 이날 종가는 27만7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500원(0.18%) 하락했다. ‘양념치킨 큰사발면’과 ‘양념치킨면’, ‘스파게티 토마토’ 등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던 지난해 6월(1주당 30만원대)과 비교하면 7% 이상 빠졌다.

이처럼 농심 주가가 흔들리는 것은 점유율 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농심 경쟁사의 익스텐션 제품(기존 제품에 맛과 중량 등의 변화를 준 제품)이 크게 흥행하면서 기존 56~57%였던 점유율이 52%까지 낮아졌다”며 “이로 인해 주가가 21만원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체 신제품 출시 가속화 및 경쟁사 신제품 효과 둔화가 발생해 4분기 국내 점유율은 56~57% 안팎을 기록했다”며 “주가의 지속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유가 하락’과 ‘자회사 흡수합병을 통한 수익성 개선 의지’가 반영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농심의 매출원가 내 포장재 비중은 17%에 달한다. 관련 사업 계열사인 율촌화학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내부거래비율은 38%(3540억원 중 1339억원)에 달한다. 율촌화학은 신춘호 농심 회장의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주가와 점유율 확대는 모든 사업자의 목표”라며 “일각에서 해피라면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만, 주력은 신라면 건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모든 가격대를 아우르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아직 예정된 계열사 흡수합병은 없다”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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