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업에서 일종의 교통 정리가 필요했던 NHN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2월, 3개의 자회사를 물적분할한다.

NHN블랙픽, NHN픽셀큐브와 더불어 게임 운영 및 개발 자회사가 된 NHN 스튜디오629는 이후 우파루 사가, 우파루 마운틴 등 게임성 높은 모바일 RPG로 고유의 색채를 가미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러한 NHN 스튜디오629의 중심에는 NHN엔터테인먼트의 황금기인 2000년부터 16년간 일해 온 최현동 대표가 있었다. 최현동 대표는 그 해 7월 NHN 중국 CTO와 N+스튜디오 센터장을 역임한 이후 2013년부터 NHN엔터테인먼트 A1스튜디오 총괄디렉터로 일하며 본격적인 게임 제작에 나섰다. 2014년 2월부터는 새로운 출발 선상에 놓인 NHN 스튜디오629의 선장을 맡아 거친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 최현동 NHN 스튜디오629 대표. 채성오기자

 

한국스포츠경제(한)는 최현동 대표(최)와 만나 그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한: 2000년 NHN의 황금기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16년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최: 질문을 받고 16년을 돌아보게 됐다.

크게 보면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NHN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와 함께 있을 때였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겠지만 그 시절 제일 먼저 돈을 번 것이 한게임이었다. 한게임이 유료화 시스템을 2001년 도입했는데 그 시스템을 만든 장본인이다(웃음). 첫 유료화를 통해 매출을 올릴 때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이 뜻깊고 영광스러웠다.

2007년부터 게임 분야를 맡았는데 운 좋게도 맡았던 게임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파루 사가, 우파루 마운틴을 비롯해서 사천성, 신맞고 등 다양한 게임과 함께 했다. 엄청난 매출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DAU(일일 사용자)가 굉장히 높았던 게임들이다. 그런 게임들을 제작하면서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한: NHN 스튜디오629에서 ‘629’가 뜻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

최: 사명을 잘 지을걸 그랬나보다(웃음). NHN 스튜디오629에서 629는 현 주소지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29번지이기 때문이다. 이름을 지을 당시에는 향후 게임의 메카로써 발자취를 만들고 싶다는 이유로 번지 수인 629를 붙이게 됐다. 그러다보니 369로 알고 계시는 분도 있고(웃음).

▲ NHN 스튜디오629 제공

 

한: 자체 제작한 우파루사가와 우파루마운틴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히어로즈원티드 역시 글로벌 타이틀로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계신지.

최: 한 번도 밝힌 적은 없지만 우파루 마운틴은 출시 3년여정도만에 누적 매출 약 500억원을 달성했다.

히어로즈원티드도 초반 론칭 당시 글로벌 시장의 반응이 좋았다. 현재 다양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는데, 주요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서 정식 출시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사전예약 유저도 상당한 수준이다. 수정 사항을 업데이트해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된다면 한 두 달안에 200만~300만 다운로드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 NHN 스튜디오629의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 중추가 될 퀘스트RPG 히어로즈원티드. NHN 스튜디오629 제공

 

한: 히어로즈원티드 역시 게임성 면에서 우파루사가 못지 않은데 비해 마케팅 측면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최: 마케팅을 안 한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밸런스 등의 보완 사항이 있어 수정을 거친 다음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됐을 때 마케팅을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그래서 히어로즈원티드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훨씬 더 보여드릴게 많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 게임성을 인정받아 2014년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우파루사가 for kakao. NHN 스튜디오629 제공

 

한: 게임 타이틀마다 스튜디오 629의 컬러가 짙다. 3D 기반의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주를 이루는 데.

최: 스튜디오629만의 경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게임은 특히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고 싶을 정도로 갖고 싶어야 하고 만족감을 줘야하는 것이 캐릭터다. 우파루 시리즈와 히어로즈원티드도 캐릭터 부분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이러한 부분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히어로즈원티드를 비롯해 전작을 살펴보면 커뮤니티에 특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최: 4년전에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이유를 설명한 자료를 보게 됐다. 한 손으로 할 수 있고 재밌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옆에 하는 사람이 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은 같이 한다는 느낌이 플러스 요인이라고 본다. 소셜 기능은 유저간 소통을 통해 서로 돕고 정보를 얻는 부분이 있어 모바일 게임을 만들 때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 최현동 NHN 스튜디오629 대표(왼쪽)와 Kati Levoranta 로비오 대표. NHN 스튜디오629 제공

 

한: 글로벌 파트너로 ‘앵그리버드’를 만든 로비오와 함께 하는데.

최: 로비오가 먼저 스튜디오629에 노크했다. 사실 로비오는 앵그리버드 IP가 굉장히 유명하지만, 이후 매출을 창출하는 게임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유료화 등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에서 약한 편이라고 본다. 스튜디오629의 캐릭터, 게임성, 개발력 등을 면밀히 살핀 로비오가 먼저 제의를 해왔고 함께하게 됐다. 올 하반기 목표로 준비중이며 국내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선 공략할 예정이다. 이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기 위해 준비중에 있다.

한: 스튜디오629의 글로벌 공략법은.

최: 하나의 집중된 전략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한 게임부터 히어로즈원티드의 글로벌 시장 공략, 그리고 올 상반기 내 중국 퍼블리셔를 통한 우파루 마운틴 현지 출시 등 다양한 계획을 실현할 예정이다.

▲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순항중인 '우파루마운틴 for kakao'. NHN 스튜디오629 제공

 

한: 글로벌 시장에서 본다면 캐릭터와 게임성면에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와 경쟁하게 될텐데 승산이 있다고 보나.

최: 히어로즈원티드가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머너즈워보다 나중에 출시되는 만큼 그래픽, 게임 안전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 앵그리버드 IP. 로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 NHN 스튜디오629의 올해 사업 전략은.

글로벌이다. 우파루 마운틴은 지난해부터 라인(LINE)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중이고 올해 앵그리버드 IP, 히어로즈원티드 등 다양한 전략이 준비돼 있다.

콘텐츠에 대해서는 다른게임보다 차별화된 부분이 많다. 기존 RPG를 하는 유저뿐 아니라 캐주얼을 좋아하는 유저들도 접근하기 쉽도록 UI나 소셜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 퍼즐, 디펜스, RPG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통해 유저들의 선택폭을 늘려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를 NHN 스튜디오629의 글로벌 원년으로 삼고 열심히 달릴 것이다.

▲ 최현동 스튜디오629 대표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채성오기자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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