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사장단과 금융당국이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양사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며 인수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영석, 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은 19일 사내 소식지에 공동 담화문을 게시해 인수와 관련한 기본 방침을 발표했다.

두 사장은 "다 함께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되살려 나갑시다"로 운을 뗀 뒤 이번 인수가 장기적인 목표로 추진된 것임을 밝혔다. 과거 현대삼호중공업 인수로 성공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인수로 인한 향후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우리나라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인수 목표와 계획을 밝혔다.

금융당국도 힘을 보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인수로 인한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정부로서는 고용안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답했다. 또 "인력구조조정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며 인수 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이런 노력에도 노조를 달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우조선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는 등 반대 입장을 더욱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의 입장도 강경하다. 18일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노동자를 완전히 배제한 산업은행, 정부, 현대중공업의 물밑 밀실 합의는 노동자는 기만하는 행위"라며 일방 매각을 폐기하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도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인 매각을 중단하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험난한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조선소를 지켰다”면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또다시 고용불안이라는 뒤통수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대우조선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노조원 92%가 쟁의행위 돌입에 찬성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전날부터 이틀간 쟁의행위에 관한 찬반투표를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5611명 가운데 524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831명(92.16%)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반대는 327(6.24%)명, 무효는 84명(1.6%)으로 나타났다.   파업돌입 시기는 노조 지도부가 향후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0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찬반투표를 벌일 계획이다. 또 산업은행 앞 상경투쟁,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대우조선 매각 반대 여론을 형성하겠다고 전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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