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기레인지 '약한 화력'은 옛말
버튼 몇 번에 사용법 완벽 숙지 가능
안전모드로 화재 위험도 방지
쿠쿠전자 초고온 하이브리드 인덕션 레인지. 인덕션 2구, 하이라이트 1구로 구성됐다/사진=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소비자는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 드럼 세탁기 보급이 보편화됐지만 어떤 이들은 ‘통돌이’를 고집한다. 5G 시대가 도래했지만 어르신들의 휴대폰은 2G에 머물러 있다. 전기레인지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가스레인지를 선호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전기레인지를 둘러싼 선입견은 많다. ‘화력이 약하다’ ‘사용법이 복잡하다’ ‘전용 용기만 써야 한다’ ‘청소가 어렵다’ 등 불평불만의 대상이다. 과연 전기레인지의 진짜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졌다.

19일 오후 서울 을지로입구 바캉스커피에서 쿠쿠전자의 전기레인지를 만나고 왔다. ‘초고온 하이브리드 인덕션 레인지’ 신제품은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이었다. 전기레인지는 자기장으로 전용 용기를 반응시켜 열을 내는 ‘인덕션’과 내부에 열선이 있어 상판이 직접 가열되는 ‘하이라이트’ 제품으로 나뉜다. 덕분에 인덕션과 하이라이트의 특·장점을 모두 알아볼 수 있었다.

◆ 라면 물 끓여보니...전기레인지가 먼저 '펄펄'

냄비에 물을 넣고 가열하니 1분여만에 펄펄 끓어오르기 시작했다/사진=허지은 기자

최근 제품들은 전기레인지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화력 문제를 크게 개선시켰다. 초고온 하이브리드 인덕션 레인지는 온도가 9단계로 세분화돼 있다. 기본 출력은 7단계, 가스레인지로 치면 ‘중불’ 정도였다. 여기에 ‘부스터 모드’를 탑재해 단기간에 물을 끓이거나 빠른 가열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냄비에 물을 담아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에 동시에 올려 끓여봤다. 올린 지 1분여가 지나자 전기레인지에 올린 냄비가 먼저 끓어올랐다. 전기레인지는 ’6단계’, 가스레인지는 ‘중불’이었다. 전기레인지 화력을 9단계로 높이자 펄펄 끓기 시작했다. 가스레인지에 올린 냄비는 이제 막 기포가 생기려는 참이었다.

전기레인지의 강한 화력은 프라이팬 요리에도 빛을 발했다. 현장에 마련된 조리 코너에서 달걀부침(계란프라이)와 부침개를 부쳐봤다. 5분만에 요리가 뚝딱 완성됐다. 달걀부침은 흰자와 노른자가 골고루 익었고, 부침개 역시 반죽이 고루 구워졌다. 프라이팬은 바닥면에 약간의 요철이 있는 제품이었지만 사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과거 일반 인덕션 레인지는 가열 온도 편차가 심해 음식이 골고루 익지 않았는데, 프리미엄 전기레인지는 가열 온도 편차를 최소화했고 세밀한 불 조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버튼 몇번에 사용법 숙지…’안전 모드’로 위험 방지도 가능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단순해 가스레인지만 사용하던 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사진=허지은 기자

인덕션 레인지는 전용 용기를 써야 한다. 자기장 유도로 가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테인리스 재질의 냄비, 후라이팬을 사용해야 한다. 뚝배기나 양은 냄비 등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사용 용기에 제약이 없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하이라이트는 온도가 빠르게 오르고 빨리 식는 반면 인덕션은 오래 열감이 유지된다”며 “굳이 뚝배기나 양은냄비를 쓰지 않아도 해당 용기의 특성을 전기레인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용법 역시 간단했다. 현장에서 버튼 몇 번을 눌러보니 화력 조절부터 안전모드 설정, 자동 꺼짐 모드까지 완벽하게 숙지가 가능했다. 특히 자동 꺼짐 모드는 1분 단위에서 최대 9시간까지 시간 설정이 가능해 편리했다. 평소 가스 불 끄는 것을 깜박하는 이들에게 유용할 듯했다.

안전 문제도 대폭 보완됐다. 기존 전기레인지는 터치나 버튼으로 조작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실수로 작동시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또 평평한 상판에 냄비나 주방도구를 쌓아두고 수납하다 보니 화재로 연결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전기레인지는 별도의 안전 모드를 탑재해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쿠쿠 초고온 하이브리드 인덕션 레인지의 경우 ‘냥이안전모드’를 개발해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전기레인지를 작동시킬 수 없게 했다. 안전모드를 켰을 경우 전원 버튼과 화구 선택 버튼을 두 손가락으로 동시에 눌러야 전기레인지가 켜진다. 어쩌다 실수로 고양이가 올라가더라도 쉽게 켜지지 않는 셈이다.

◆ 화구 크기는 아쉬워…높은 가격대도 부담

작은 사이즈 화구에서 조리를 하다보니 화력을 9단계로 올려도 가운데 부분만 익었다/사진=허지은 기자

단점도 있었다. 가스레인지는 화력을 조절할 때 불의 세기에 따라 크기도 함께 바뀐다. 작은 냄비에서 큰 프라이팬까지 한 화구에서 불을 이용해 쉽게 조리할 수 있다. 그런데 전기레인지는 처음부터 내장된 화구 크기에 따라 요리할 수밖에 없다. 작은 사이즈와 큰 사이즈 두 가지로 크기가 구분돼있긴 했지만,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은 아쉬웠다.

현장에서 계란프라이를 부칠 때 큰 크기의 프라이팬을 작은 사이즈 화구에서 조리해봤다. 화력을 아무리 올려도 계란프라이의 안쪽 부분만 익기 시작했다. 화구 크기만큼만 가열이 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결국 프라이팬 위치를 옆으로 옮겨 화구 중앙으로 맞추고 나니 끝까지 고르게 익기 시작했다.

100만원이 넘는 가격대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반 가정용 기준 3구 인덕션레인지의 가격은 100만원 안팎이다. 최근 프리미엄 가전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보다 더 높은 가격대의 고성능 전기레인지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전기레인지는 이제 ‘필수가전’의 기준점으로 불리는 연 100만대 시장을 향해 달리고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화력은 대폭 개선됐으며 각종 모드를 설정해 안전성도 크게 높아졌다. 미세먼지가 난리인 요즘 실내 일산화탄소를 줄이고 환기에서 자유롭다는 장점도 갖췄다. ‘대세’라는 전기레인지를 써보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쿠쿠전자 초고온 하이브리드 인덕션 레인지. 인덕션 2구, 하이라이트 1구로 구성됐다/사진=허지은 기자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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