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0월 고 정주영 명예회장 100주기 행사에는 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범 현대가도 오랜만에 힘을 모았다. 사진=연합뉴스

범 현대가가 처음으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제사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자택에서 지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고 정 명예회장의 15주기 전 날인 20일 저녁, 범 현대가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서울 한남동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자택으로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이 자택에서 정 명예회장의 제사를 모신 건 처음이다. 작년까지도 정 회장은 부친이 생전에 거주하던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에서 지냈었다.

앞서 정 회장은 작년 8월 16일 모친인 변중석 여사의 8주기 행사를 청운동이 아닌 자택에서 진행한 바 있다.

범 현대가가 모두 모인 것은 약 4개월 만이다. 이들은 작년 10월 말 정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사업 행사를 위해 오랜만에 뭉쳐 주목을 받았다.

정 명예회장의 8남 1녀는 현대그룹의 성공과 달리 많은 부침을 겪었다. 장남인 고 정몽필 씨는 1982년 인천제철 사장 재임시절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현대알루미늄 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4남인 고 정몽우 씨는 1990년 음독자살했다.

정 명예회장의 사후에는 유력한 현대가의 후계자였던 5남 고 정몽헌 씨가 2003년 자살하는 비극을 맞기도 했다. 이후 현대 그룹의 경영체제가 급격히 재편됐다. 현재 고 정몽헌 씨의 아내 현정은씨는 정 씨를 이어 받아 현대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의 제사 장소가 바뀐 이유에 대해 의견이 많지만, 정몽구 회장이 범 현대가를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포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기일인 21일에 범현대가와 계열사 임직원은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에 있는 정 명예회장의 산소에 개별적으로 찾아 참배를 할 예정이다.

또 현대그룹 차원에서도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의 체육관에,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남 영암 사옥에,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대산 공장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추모식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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