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송진현] 우리금융지주 소액주주들이 손태승(60)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에게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지주사로 출범한 뒤 그의 책임경영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손태승 회장은 우리은행 주식이 1대1 비율로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전환된 이후 신규 상장된 첫날인 지난 13일 5000주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사들였다. 취득 단가는 1만5360원이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주식 2만296주를 보유하게 됐다,

손 회장 뿐만 아니라 지주사 박경훈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과 최동수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도 각각 2000주씩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상장 첫날 우리금융 경영진이 매입한 주식은 총 2만3532주에 달한다.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매입한 것은 책임 경영 의지를 보다 확고히 한 것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식적으로 자기가 맡고 있는 회사가 앞으로 나빠질 것으로 본다면 주식을 매입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주시해 온 소액 투자자들이 손 회장의 재상장 첫날 주식 매입을 높게 평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손 회장으로선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의 발로이기도 하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14년 11월 민영화 과정에서 계열사를 매각하고 해체된 뒤 은행체제로 이어져 온 바 있다. 4년 2개월만에 올해 초 지주사로 재출범한 만큼 손 회장으로선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금융지주의 자산가치나 수익가치에 비해 우리금융지주 주식은 저평가돼 있기도 하다. 1만5000원대를 기록 중인 우리금융지주의 PBR(주가 순자산비율)은 약 0.47배에 불과하다.

또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192억원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시가총액(21일 기준 10조2700억)을 감안할 경우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5배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 지주사 체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저평가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고, 소액주주들은 우리금융지주 체제로 전환된 만큼 향후 주가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지주를 총지휘하는 손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향후 주가상승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신뢰가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주사 출범과 함께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선언한 손태승 회장은 당장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올해 손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지주사에 편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저축은행과 증권사, 보험사의 M&A를 진행한다는 계획 하에 특유의 열정과 함께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조와 원만한 소통을 하고 있는 것도 손 회장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은행권 초미의 관심사였던 노동이사제(근로자추천 이사) 도입을 미루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안착될 때까지 손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복안이다.

노사관계는 국내 금융권은 물론 산업계 전반에서 경영 환경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가령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영업이익 급감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것도 따지고 보면 강성 노조의 잦은 파업과 영업실적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임금인상이 지속되어온 데서 비롯됐다. 장기적으로 파이를 키울 생각은 하지 않은 채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노조 때문에 현대차는 지금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뒷전으로 밀리며 위기감에 빠져있는 것이다.

손 회장은 지난달 14일 지주사 출범식 때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과 글로벌 전략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을 달성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강한 책임감으로 무장한 손 회장이 노사관계의 안정을 바탕으로 의욕적인 M&A 행보를 펼치고 있어 과연 1년 뒤인 2020년에는 우리금융지주의 주가가 어느 선에 가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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